(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기업공개(IPO)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최강자 한국투자증권이 지평을 넓힌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라이선스로 운신의 폭이 2배가 됨에 따라 이제는 비상장법인과 해외 대체투자(AI)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은 27일 "앞으로 수익성이 있는 영역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AI)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한투증권 수익의 25%가 해외에서 발생했고 중장기적으로는 50%까지 늘리는 등 해외 시장에서 답을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이미 지난해 엘에스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 등 해외 법인의 SPC를 상장하는 데 성공했으며 해외 부동산에도 5건이나 투자했다. 여기에 올해도 5~6개의 해외 부동산을 추가로 투자하고 공모상품으로도 3~4개 정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선진국 주요 지구에 임차인이 확실하고 수익률이 7% 이상인 자산에만 투자할 것"이라며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동산부터 국내 최초로 환 헤지를 시작해 리테일 수요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가 이처럼 해외 AI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자산 사업에서 더이상 차별화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한투증권은 2배로 늘어난 북을 토대로 해외 대체투자 자산, 비상장주식(Pre-IPO), 부동산 PF 등 기존에 강점을 가졌던 분야에서 더욱 치고 나갈 계획이다.

그는 회사의 최고투자책임자(CFO)로서 유상호 사장과 함께 이 같은 청사진의 밑그림을 그렸다.

김 부사장은 2004년부터 한국투자증권에 몸을 담갔다. 이후 그는 기업금융 전문가로서 한투증권을 업계 최고의 부동산 PF, 나아가 탑티어 기업금융 하우스로 이끌었다.

김성환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IB그룹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경영기획을 총괄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다루지만 사실 그는 국내에서 부동산 PF의 대가로 불리는 잔뼈 굵은 IB맨이다. 김 부사장은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처음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투증권은 2000년초 PF 업무를 취급한 이후 단 한 번도 부실을 낸 적이 없다. 심지어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벌어진 2008~2009년쯤에도 말이다.

당시 김 부사장은 건설사들이 더는 PF 업무를 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틈새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 대상은 산업단지였다.

김 부사장은 "리먼 사태로 건설사들이 PF를 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며 "개별 부서원들이 전국 지자체를 돌며 20여 건, 3조원에 이르는 산업단지 PF 딜을 유치해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IB 실적도 업계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IPO 주관 건수는 13건, 금액은 1조1천403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렸다. 유상증자건수도 15건, 1조4천억원에 이른다.

휠라코리아의 미국 아쿠시네트(Acushnet)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킨 딜은 특히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한투증권은 약 3천100억원의 인수 금융을 주선하고 1천억원의 리파이낸싱을 제공해 휠라코리아의 아쿠시네트 지분율을 53.1%로 끌어올리는 데에 기여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미국 IPO 주식 담보 인수 금융 거래는 국내에서 유사 사례가 거의 없다"며 "인출일까지 인수 금융 금액이 정해지지 않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으나 신디케이션 역량을 집중해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쳤다"고 자평했다.

이달들어서도 대한항공 운임 매출채권을 4천억원 규모로 유동화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IMM 프라이빗 에쿼티(PE)의 에이블씨엔씨 공개 매수의 인수 금융도 진행한다.

김 부사장은 "대한항공 운임 매출채권의 경우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자산유동화증권(ABS) 대표 주관을 한 기업 '토탈 솔루션 제공'의 일환이었다"며 "리스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초대형 IB 라이선스를 받게 된 대형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업무를 시행할 수 있게 되면서 한투증권은 기업대출에 50%, 주식, 채권 및 PF에 30% 정도의 비중을 두고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발행 어음으로 만기 미스매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에 따라 현금성 자산을 20% 정도 확보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Asset and Liability Management)도 꼼꼼히 한다.

김 부사장은 "만기가 장기인 자산의 운용은 최대한 억제하고 1~3개월의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 여유롭게 확보하고자 한다"며 "고객의 출금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로 하기 위해 발행 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20% 이상을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F) 등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대형 IB 라이선스를 받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증권사 수익은 회사별로 약 1천억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며 "초대형 IB 간에 과당경쟁을 하기보다는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지 투자 유니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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