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지난해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신생 헤지펀드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해외 자산운용사와 제휴를 맺고 상품 개발 및 판매에 들어간 곳은 물론 직접 사무소를 차리는 곳까지 등장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로쓰힐자산운용은 이달 중 홍콩 사무소를 통해 운용하는 아세안펀드를 선보인다. 그로쓰힐자산운용은 이미 2013년 투자자문사 때부터 현지 사무소 개설을 염두에 뒀으며 해외 주식 롱숏 펀드를 꾸준히 준비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홍콩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오재원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를 사무소장으로 임명했다.

새로 합류한 오 사무소장은 올해 초부터 그로쓰힐자산운용으로 출근하기 시작했으며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베트남 펀드를 3년간 운용해왔다.

또 오 소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도 근무한 바 있으며 미래에셋운용에도 몸을 담았다.

신생 헤지펀드들은 그로쓰힐자산운용처럼 해외 주식에 관심을 두는 것은 물론 대체투자에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2월 운용사 등록을 한 GVA자산운용은 해외 운용사들과 제휴를 맺고 관련 상품을 선보이려고 준비 중이다. 박지홍 GVA운용 대표는 안다자산운용을 헤지펀드 강자로 키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앞서 라임자산운용도 홍콩 법인을 설립해 아세안 롱숏펀드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이 운용사는 아시아 주식보다는 선진국 대체투자 쪽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M360이라는 수익형 부동산 전문 운용사와 손을 잡았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 중동, 유럽 지역의 무역금융 전문 헤지펀드와 손을 잡고 관련 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소 업력이 긴 운용사 중에서는 트러스톤, 쿼드자산운용이 각각 싱가포르와 홍콩에 법인을 세운 바 있다.

신생 운용사가 해외 자산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국내 주식에서 롱숏 전략을 구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저평가된 해외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내 기관 및 고액 자산가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자산 다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눈을 국외로 돌리는 이유다.

한 헤지펀드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한국 주식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나, 이번에는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이라서 숏 물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예 국외로 진출해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려는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최근에는 국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한정하지 않고 대체투자를 포함한 해외 자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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