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고조로 가파르게 떨어진 후 지표 호조와 저가매수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38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0.97엔보다 0.41엔(0.36%) 높아졌다. 한때 111.73엔까지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1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51달러보다 0.0039달러(0.35%) 밀렸다. 장중에 1.1074달러로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76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3.77엔보다 0.01엔(0.01%) 하락했다.

달러화는 개장 초에는 전일의 정치 불확실성 분위기로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 출발했다가 지표 호조와 뉴욕증시 상승 등에 반등했다.

이날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트럼프 대선팀이 2016년 대선 기간 러시아와 최소한 18회에 거쳐 전화통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결국,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이 확정됐고 특별검사에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임명됐다.

뮬러는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국(NSA)이 영장 없이 도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연장을 추진하려 했지만, 이를 위헌으로 규정하고 FBI 국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맞서 대통령의 뜻을 꺾은 바 있다.

공화당 전략가 론 크리스티는 트럼프 대선팀과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 조사가 단기적으로 줄 경제영향은 없다면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될지 미지수"라며 "조사에 수백만 달러가 소요되고 내년까지 이어지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전일 달러화 급락 후 지표 호조와 뉴욕증시 반등으로 저가매수세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그룹의 브래드 배첼 전략가는 "정치적인 불안은 정부가 시행하려는 경제 정책의 발목을 잡는다"며 다만 달러화는 결국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첼은 "연준이 긴축한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며 "미 경제는 이를 따라서 전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경기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을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줬다.

지난 5월1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주째 감소해, 고용시장 호조세를 확인해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4천명 줄어든 23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4만명이었다.

지난 6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3만6천명이 수정되지 않았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도 24만75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 6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2만2천명 감소한 189만8천명을 나타냈다. 이는 1988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플란트모란파이낸셜어드바이저의 짐 베어드 최고운용책임자는 "이날 아침 신규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15주 연속 30만명을 하회했고, 이는 1970년 이래 가장 긴 기간이다"며 "노동시장이 예전에 더 작았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 2년간의 고용시장 호조는 매우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확장세를 유지하고, 월가의 전망치도 웃돌았다.

필라델피아연은에 따르면 5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2.0에서 38.8로 올랐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8이었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지난 2월 43.3으로 33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이는 이번주초에 발표된 뉴욕지역의 제조 업황을 알려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의 부진 이후 커졌던 불안을 씻겨주는 역할을 했다.

지난 15일 나온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진입했다.

미 지역별 제조 업황 지표는 2주 후에 나오는 공급관리협회(ISM)의 미국 제조업 지수를 추정할 수 있는 일종의 일기예보와 마찬가지다.

또 지난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3% 상승했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밝혔다.

4월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진 이후 성장세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선행지수는 지난 3월 0.5% 상승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최근 미국 경기 선행지수 추세는 소비와 금융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속해서 경제 성장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콘퍼런스보드는 또 경제 성장률이 장기적인 추세인 2%로 돌아가고 있어서 올해 1분기 부진한 GDP는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운드화는 달러 약세 요인과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30달러선 위로 올랐다가 장중 내려섰다.

영국의 올해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2.3%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1.5% 증가였다. 지난 2월 1.4% 증가했던 영국 소매판매는 3월 1.8%의 비교적 큰 감소세를 보였다가 다시 반등했다.

펙스코코퍼레이트페이먼츠의 데이비드 램 헤드는 "영국의 소매판매와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이 결합해 달러화에 대한 파운드화의 균형을 깼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헤알화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여론으로 달러화에 급락했다.

브라질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고, 브라질 연동 최대 상장지수펀드(ETF)는 17% 급락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쳐 집권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에게 입막음용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탄핵 요구에 직면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번 물의는 브라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정부 개혁 의제에 새로운 타격을 입힌 것이라며 "현 정부가 살아남더라도 현재 형태의 연금 개혁법안은 의회 통과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또 "이번 폭로는 정부의 광범위한 개혁 의제들을 탈선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매파 연준 위원의 발언에다 뉴욕증시 오름폭 확대와 미국채 수익률 상승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오름폭을 확대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지난 2년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메스터 총재는 미니에폴리스 연설 자료에서 "금리가 매 회의에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년 동안 나타난 연간 1번보다는 많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4% 반영했다. 전일에는 65%였다. 일주일 전에는 83%였다.

알리안츠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투자 전략가는 연준이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완전한 정치적인 낙진이 있다면 경제와 연준의 긴축 기조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오는 6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전략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변화에 따른 유로화 방향성도 주목했다.

ECB가 이날 공개한 4월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 다른 견해를 보였지만 오는 6월 7~8일 회의에서 경기에 대한 평가를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마이너스(-) 정책금리와 한 달 600억유로(669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채권매입 등이 포함된 경기 부양 조치의 축소 시기와 직결되는 문제다.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의 25명으로 구성된 통화정책 결정위원회의 위원인 보스츠얀 자즈벡은 "우리는 미국에서 '테이퍼 텐트럼'을 기억한다"며 ECB의 경기부양책을 중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라고 지적했다.

위원들도 또 의사록에서 "의사소통에서 작으면서도 증가하는 변화조차도 통화정책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강력한 신호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ING의 이코노미스트는 "의사록에서 가장 확인되는 것은 의사소통 변화에 대한 극도의 조심스러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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