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엔화가 강세를 보일지, 아니면 약세를 보일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북한이 21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111엔 아래에서 출발했으나 이내 상승 반전해 111엔대 초중반에서 거래됐다.

엔화는 올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조건 반사처럼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외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이 달러 등 외화를 팔고 자국으로 자금을 송환할 것이라는 예상에 투자자들이 미리 엔화를 사들인다는 설명이다.

아오조라은행의 모로가 아키라 시장상품부 부장은 중국과 한국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경제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한 '북한 리스크 발생시 엔화 매수' 이론이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모로가 부장은 "미국과 북한의 전투가 시작된다고 해도 금세 엔화 매도로 기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도발로 일본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의 사이토 유지 외환부장은 '유사시 엔화 매수'는 교과서적인 설명에 불과하다며, 지난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당시 정설이었던 '유사시 달러 매수'가 나타나지 않고 달러가 대거 매도됐던 사실을 지목했다.

그는 "일본 국토에 직접적인 피해가 파급될 경우 엔화는 매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이타메닷컴종합연구소의 칸다 다쿠야 연구원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일본 수도 기능이 손상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엔화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북한 리스크로 일본이 직접 피해를 입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엔화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지금까지의 경험칙에 의지하지 않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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