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자산가들은 헤지펀드로, 연기금은 인덱스펀드로 투자의 중심을 옮기면서 주식 자문으로 이름을 떨쳤던 스타 투자자문사들이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세대 투자자문사로 꼽히는 프렌드투자자문은 지난해 매출액 60억원에 영업이익 9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7억2천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급감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63%가량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2015년도 77억원에서 88.4%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62억원에서 88.5% 쪼그라들었다.

회사 측은 "일임 자산 수수료와 운용 이익이 줄었다"며 "이에 매출액과 이익이 전기대비 감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프렌드투자자문은 지난 2010년 11월 설립된 중소형주 전문 투자자문사다. 당시 이 회사는 우리자산운용과 인피니티투자자문을 거친 스타 펀드매니저 박관종 대표가 설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중소형주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주 고객이었던 연기금 등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인덱스로 고개를 돌리면서 수수료 수익도 급감했다.

지난해 수수료 수익은 23억원으로 2015년의 50억원 대비 절반가량 쪼그라들었다. 연기금 위탁 자금 규모도 9천억원정도에서 3천900억원대로 반 토막이 났다.

이와 관련 프렌드투자자문이 매각될 것이란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수익이 악화한 주식 전문 투자자문사는 프렌드뿐만이 아니다.

투자자문사 원년 멤버인 한가람투자자문은 지난해 영업손실 16억5천만원, 당기순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주로 기관 자금이 주식형 상품에서 빠져나간 점에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가람투자자문 역시 그간 기관 일임형 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이 때문에 한가람투자자문은 지난해부터 로보어드바이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께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선보였으며 두물머리, SBCN 등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또 서미트투자자문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팀을 스카우트해오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어떤 주식을 사도 제대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 중소형주는 아예 죽을 쒔다는 점 등에 이들 운용사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며 "유명 자문사들이 헤지펀드로 전환하고 신생 운용사도 대거 등장해 경쟁이 치열해져 '자문사를 매물로 내놔도 피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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