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지난해 6개의 대형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신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급격하게 투자규모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 신규 출점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한 탓에 당분간 신규 출점 계획이 줄어든 상황에서, 새 정부 들어 종합쇼핑몰 규제 등으로 앞으로 외형 확장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신세계에 따르면 올해 연결기준 예상 투자금액은 7천291억원이다.

지난해 신세계가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집행한 1조768억원 대비 32% 감소한 규모다. 특히, 내년 투자 예정금액은 3천518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하면 51%, 2016년과 비교하면 무려 67% 정도 줄어들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창사 후 최대 규모의 투자가 집중된 만큼 점차 투자금액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이라며 "그러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익이나 매출 대비 많은 규모의 투자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역해 최대 투자규모인 4조1천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6개의 대형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중 ㈜신세계가 그룹에서 차지한 투자규모 비율은 26% 수준이었다.

지난해 신세계는 김해점, 하남점, 대구점 개점으로 백화점 점포 수를 13개로 늘리고, 강남점 증축 리뉴얼과 센텀시티점몰의 오픈으로 영업면적만 해도 27만2천㎡를 새롭게 확보했다.

올해도 백화점사업에서는 약 2천768억원을 신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고, 지난해 문을 연 신세계 동대구복합 환승센터에도 1천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이 밖에도 경기 고양시 삼송동 일대에 전체면적 37만㎡ 규모로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을 오픈할 계획으로 백화점 등 다양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입점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현재 2020년 대전에, 2021년 부천에 신규점을 오픈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새 정부 들어서면서 신규점 출시가 어려워지고 있어 앞으로 투자규모는 계획대비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내년 백화점 신설을 위해 신세계가 책정한 투자금액은 760억원으로 근래 몇 년 동안 최저 수준이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경기도 부천 영상복합단지에 추진하려던 백화점 건립 계획을 연기했다. 부천시는 지난 2015년 9월 상동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민간사업 우선협상자로 신세계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예상보다 지연될 확률이 높아졌다.

신세계는 애초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백화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짓기로 계획을 추진했지만, 인천 지역 전통시장 16곳의 상인과 인천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백화점만 짓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발 여론에 부딪혀 계획 실행이 어렵게 됐다. 따라서 부천 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앞으로 투자금액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골목상권', '지역상공인' 보호를 강조하며 대형 유통업체들의 문어발식 쇼핑몰 건립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혀왔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수립에 따라 투자 방향이 바뀔 여지도 크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과 관련해 "지역경제,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에 반대하는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의 입장을 지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서면서 대형 유통업체 규제 가능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 주요 유통업체들의 투자계획에도 다양한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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