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시장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진 영향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0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22엔보다 0.58엔(0.51%)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8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35달러보다 0.0052달러(0.46%)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3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4.97엔보다 0.06엔(0.04%) 상승했다.

달러화는 영국 맨체스터 테러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난 데다 미 경제지표가 부진해 엔화에 내렸다가 뉴욕증시 상승 속에 반등했다.

전일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불확실성 지속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유로화 발언 속에 혼조를 보였다.

영국 경찰은 전일 밤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로 어린이를 포함해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지난 2005년 52명이 사망한 런던 지하철 테러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최대 테러이며 런던 의사당 부근에서 승용차 테러 이후 두 달 만에 일어났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대체로 부진했음에도 다음날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6월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졌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일의 74%에서 83%로 높여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51%였다.

지난 4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전달 9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감소했음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4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1.4% 하락한 연율 56만9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61만5천채였다.

주택 지표가 부진했지만 주택시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네이션와이드보험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규와 기존 주택 판매 추세는 명백하게 오르고 있고, 탄탄한 고용시장과 임금 인상 덕분이다"며 "주택담보대출금리는 더 오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업황이 서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둘 다 확장국면을 유지했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5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의 52.8에서 52.5로 내렸다. 8개월래 최저치다.

또 5월 미국의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조정치)가 전월 53.1에서 54.0으로 올랐다. 4개월래 최고치다. 두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마르키트는 현 수준의 PMI 수준은 역대 기록에서 볼 때 연율 1.5%의 경제성장과 일치한다며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반등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현재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지만, 시장에 영향은 미미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미니애폴리스 연은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1분기 성장 부진이 일시적일 것인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3월 FOMC에서 인상 결정을 유일하게 반대한 위원이다.

유로화는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에도 맨체스터 테러사건으로 달러화에 내렸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헤드는 "유로화에 최근 많은 동력이 있었지만 이날 나온 PMI는 유로화 강세를 유지할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며 "시장은 이미 유로존 경제 호조를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에 달러화가 최근 움직임을 정리하면서 방향 전환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6.8을 기록했다고 금융정보 제공업체 IHS 마르키트가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6.6은 웃돌았으나 지난달 확정치 56.8에서는 변동이 없다.

다만 이번 달 유로존 PMI 잠정치는 지난달 확정치와 마찬가지로 6년래 최고치를 유지했다.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Ifo 기업환경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뮌헨에 소재한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환경지수(BCI)가 이번 달 114.6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 전망치 113.1 또한 웃도는 결과다.

한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그리스 부채 탕감과 관련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며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의 추가 분할금 지급 승인이 불발됐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그리스의 구제금융의 차기 분할금 지급과 채무 경감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는 임박해 있다"며 "3주 후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에서 타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파운드화는 테러사건 여파로 달러화에 내렸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시장은 경제적인 사건의 영향을 받는 게 정석이어서 테러 영향이 있더라도 경제적인 파급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면 실제 영향은 줄어든다"며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포함한 다른 이슈들이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엔화에 오름폭을 낮췄다가 다시 확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계속 내렸다.

외환 전략가들은 최근 달러화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불확실성과 부진한 경제지표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내렸다며 차익실현 매수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기간 자신의 선거팀과 러시아의 내통설 수사를 진행하는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수사 중단을 종용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급기야 FBI 국장을 해고하면서 특검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세제개편, 규제완화 등의 친성장정책 실행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웨스턴유니언의 조 마님보 전략가는 일부 투자자들은 5월 FOMC 의사록 발표 전에 최근 달러화 하락에 대한 이익 실현을 했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달러화는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님보는 "워싱턴에서 불확실성이 가라앉고, 경제가 1분기 부진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 달러화는 하락세에서 머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24일 발표되는 5월 FOMC 의사록이 시장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100%에 육박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불확실성과 약한 경제지표가 연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피터슨재단이 주최한 회의에서 부유층을 위한 세제개편안은 없다는 기존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섰으며, 개편안의 미 의회 통과 시기도 기존 8월에서 연말로 연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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