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워싱턴발 정치 불확실성 등에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0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91엔보다 0.84엔(0.75%)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6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27달러보다 0.0041달러(0.35%)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59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0.12엔보다 0.53엔(0.40%)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995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9735달러보다 0.00220(0.16%) 높아졌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들로 엔화에 가파르게 내렸다.

미국 정가를 강타한 '러시아 추문'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가족, 측근의 각종 사업 및 금융거래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도 뮬러 특검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며 반격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았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6개월 만에 사임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현재 미국 달러화 가치의 약세는 경제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미 정치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은 "달러화를 수년래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 세제개편, 인프라 투자 등의 의제는 지금 의심을 받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폭이 주저앉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 기대 약화에도 전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기자회견 후 거의 2년 만에 최고로 오른 분위기를 이어갔다.

드라기 총재는 전일 통화정책 결정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오른다고 확신할만한 신호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가을에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 여지를 남겼다.

이날 나온 설문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가 향후 2년간 ECB의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ECB가 분기마다 조사하는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의 물가 예상치는 목표치 2%를 밑도는 1.5%, 내년과 2019년 전망치 역시 각각 1.4%, 1.6%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4월 설문조사보다 각각 0.1%포인트씩 하향 조정된 것이다.

반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유로존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은 개선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1.9%로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 역시 1.8%로 4월 조사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성장률도 1.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콴 수석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화의 초강세에 대해서 드라기 총재가 겁먹지 않을 수 있다며 "유로화는 1.16달러 위로 올랐지만, 달러화에 대한 장기 평균 1.21달러 아래에 있다"고 설명했다.

맥콴은 "유로화는 심지어 무역 가중 기준에서 평균치보다 상당히 아래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QE 축소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유로화가 1.20달러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본다"며 "연말 전에 ECB가 QE를 포기하도록 자극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맥콴은 유로화를 더 못 오르게 하는 변수는 미국의 통화정책일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내년에 네 차례 더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다음주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월가는 이번에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는다.

파운드화는 전일 브렉시트 협상 우려로 달러화에 내린 것에서 반등했다.

뱅크오브뉴욕멜론(BNYM)은 파운드화가 정치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올해 여름에 가파르게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사이먼 데릭은 "현재 정치 상황이 파운드화를 가파르게 하락하게 할 위험에 노출하고 있다"며 지난해 파운드화는 간밤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주기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년간 파운드-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가장 커졌던 네 차례는 모두 지난 13개월 안에 있었다며 이 기간에 장기적으로 좁은 범위 거래가 유지된 것과 갑작스러운 급락이 산재해 있다고 은행은 덧붙였다.

데릭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대해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번 주 이런 패턴이 정점에 달하면서 나타난 급락은 또 다른 급락 위험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달러화는 경제지표 호조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져 달러화에 14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발표된 캐나다의 연율 소비자물가(CPI)는 1%로 둔화했지만 근원 물가가 오른 데다 음식값이 8개월 연속 하락에서 반등했다.

또 5월 소매판매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두 배나 웃돌았다.

전략가들은 캐나다 달러화는 기존의 유가 연계성에서 벗어났다며 지금은 양국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와 캐나다 국채 수익률 차이를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 증시 하락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계속 내렸다.

전략가들은 유로화 강세 폭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다.

BK 에셋 매니지먼트는 유로화가 1.1714달러까지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1.18달러까지 오르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BK 어셋 매니지먼트는 유로화가 1.20달러를 향해 오르려면 강한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유로화가 ECB의 9월 통화정책 결정 회의 때까지 1.20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은 최근 유로화 거래는 지난 2012년과 2014년 사이의 모습과 닮았다며 당시 유로화가 1.20달러 수준 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메르츠방크는 유로화가 1.16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것은 경제 기초여건 측면에서 봤을 때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BBVA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화가 주의를 끌었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따라서 최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ECB가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BVA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7월 회의 결과 발표 후에도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서 "9월 통화정책 회의나 늦어도 10월 회의 때에는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NG는 예기치 않은 긴축 가능성 때문에 유로화가 1.20달러까지 오르지는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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