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사적 자본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관련 비즈니스를 키워 기존의 상장시장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범식 숭실대학교 교수는 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K-OTC PRO 출범기념식 및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자리는 금융투자협회의 기관투자자 전용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 프로 개장을 한 달 앞둔 설명회로 마련됐다.

장 교수는 "미래 금융시장은 핀테크나 소셜미디어(SNS), ICT기업에서 시작되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전통적인 금융기관은 수년 내에 도태될 수 있으며 자본시장에서는 금융 소비자 중심의 효율성 높은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점 많은 혁신기업이 주주들의 간섭이 심하고, 규제가 많은 상장시장을 회피하고 사적자본시장을 이용하는 비공개기업으로 남고 있다"며 "이 같은 비공개기업, 즉 사적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과 투자자들도 사적자본시장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 실제로 2000년 이후부터는 사적 시장이 상장시장보다 지속해서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적자본시장이 거의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금투협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의 경우 2015년 5월에도 222억원 수준으로 거래된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한 번도 170억원 이상 거래된 적이 없다. 시장 규모가 전혀 커지고 있지 않은 셈이다. 상장 종목도 연초 140개에서 이달 기준 121개로 오히려 줄었다.

장 교수는 "금융투자회사들은 수수료 중심의 브로커리지 업무에서 벗어나, 위험인수자로서의 비상장주식(Pre-IPO)투자, 크로스보더 딜,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등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기금 등이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실효적으로 가능하도록 내부 투자규정 등을 개선하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우리나라 사적자본시장은 아직까지 미개척 황무지 수준이지만 백지상태인 만큼 지금부터 잘 그려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K-OTC PRO를 통해 성장성이 높은 국내 혁신·스타트업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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