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은둔의 투자 고수'로 불리는 장덕수 디에스(DS)자산운용 회장은 2015년부터 바이오기업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개인 자산까지 들여 여러 비상장 바이오기업에 주목했다. 올해 들어 이 중 일부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지만 실패해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지혈제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인 이노테라피는 상장 예비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철회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바이오기업에 대한 깐깐해진 거래소의 심사 기준에 발목이 잡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테라피는 올해 초 기술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많은 금융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비상장 주식 투자로 정평이 난 디에스자산운용이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5억5천만원을, 장덕수 회장도 직접 11억원을 투자했다.

장덕수 회장은 지난 2015년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단행했다. 이 시기에 장 회장이 투자한 바이오기업 중 올해 상장 문턱에서 좌절한 업체는 두 곳이다.

장덕수 회장은 2015년 7월 신약개발업체인 에이비온이 발행한 신주 15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지난 1월 에이비온은 NH스팩8호와의 합병 상장을 추진했으나 거래소로부터 심사 미승인 결과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에이비온의 주력 제품이 개발 초기 단계라는 점이 상장 불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로 인해 바이오기업에 대한 업계의 시각이 보수적으로 변했다"며 "거래소도 바이오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에 있어 다소 타이트해진 측면이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기업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에는 장덕수 회장이 투자한 피노텍의 코스닥 입성이 좌절되기도 했다. 지배구조가 명확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덕수 회장은 피노텍 주식 114만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달 일부를 매각하며 지분율을 5.5%로 낮췄다.

장 회장과 디에스운용은 자문사 시절부터 비상장 주식 투자로 유명했다. 고유자산을 활용해 성장성이 큰 비상장사에 과감하게 투자해 업계의 관심도 높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일부 기업의 상장이 불발되기는 했으나 이미 상당한 투자 이익을 거뒀기 때문에 장 회장이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7월 디에스운용이 10억원가량을 투자한 브이원텍이 상장하며 투자단가의 세 배로 올랐고, 피엔아이시스템은 코넥스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라이트팜텍은 코스닥 상장을 저울질하는 등 이미 투자한 기업의 가치 제고 기회가 남아 있다.

다른 관계자는 "디에스운용은 비상장 투자 업력으로 최근 500억원 규모의 사모 프리IPO펀드를 완판했다"며 "장외 시장의 주가가 들쭉날쭉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가치 발견에 유리할 수 있으나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이 밝은 만큼 비상장사에 장기 투자한 것이 좋은 성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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