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가의 유가증권 인수(언더라이팅) 업무 마진이 축소하고 있다. 수수료율이 지속해서 낮아지는 상황에서 중소형사와 대형사 간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마지노선을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23개 증권사의 언더라이팅 업무 실적 대비 관련 수수료율은 0.1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4bp(1bp=0.01%) 하락한 것이며 2015년보다는 8bp가량 떨어진 수치다.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와 비교해 마진이 현저하게 낮았다. 초대형 IB로 분류된 5개사의 지난 1분기 평균 언더라이팅 업무 수수료율은 20bp였다. 반면 나머지 18개 회사의 수수료율은 대형사의 절반에 불과한 10bp에 머물렀다.

23개 증권사 중 지난해보다 언더라이팅 수수료율이 하락한 증권사는 15개였다. 이 중 IBK투자증권, 교보증권, 부국증권은 평균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나타냈음에도 지난 2년간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듯 마진이 축소되고 있다.

교보증권, 부국증권,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의 마진율은 1~6bp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언더라이팅 업무에 있어 손익분기점의 마지노선이 되는 구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의 언더라이팅은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의 지분증권과 회사채, 기업어음 발행 등의 채무증권, 외화증권의 인수 업무를 포함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단순 중개(브로커리지) 역할을 뛰어넘어 유가증권을 인수하고 셀다운하는 언더라이팅 능력 제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 간 차별점이 사라지면서 마진은 더 악화하고 있다. 한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한정된 수급에서 IB 업무 공급자들은 많아 과당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대형 IB 업무를 위해 자기자본을 늘린 대형사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언더라이팅 업무를 강화했다. 이들은 총액인수 후 셀다운하는 방식으로 우량 딜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자기자본의 한계로 적극적인 언더라이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진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자본력이 우수하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이 확보되지 않으면 IB 업무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언더라이팅이 힘들어지므로 우수한 딜 유치가 불가능해지고 회사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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