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황윤정 기자 =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로 코스피도 하락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북한의 핵실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만큼 급락세까지는 타지 않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 대응을 천명할 경우 낙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당분간 2,400대로 올라서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3일 북한의 핵실험으로 코스피가 오는 4일 하락세로 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시 참가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익숙해진 만큼 낙폭은 크지 않으리라고 진단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지난 5차례 핵실험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며 코스피가 하락했지만 결국 반등했다"며 "1차 핵실험 때나 제2연평해전 때 시장에 상당히 큰 충격이 있었지만 회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 10월9일과 그 전거래일인 10월 4일 이틀간 코스피는 3.98% 하락했다. 이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도발 등 나머지 대북 이슈들도 증시를 뒤흔들기는 했으나 코스피 하락 폭은 이보다 작았다.

이 센터장은 "이번 핵실험에 따른 충격도 오는 4일 장 오전 내로 사라질 것"이라며 "어지간한 충격이 있지 않은 한 코스피가 2,300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만 미국의 반응에 따라 코스피가 낙폭을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규상 NH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 대표는 "북한 핵실험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 참가자들이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따라 추가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러시아 스캔들'과 인종주의 발언으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의 시선을 국외로 끌고자 북한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이 경우 코스피 충격이 오는 4일 하루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 옵션을 쓸 확률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트럼프가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는 "과거 김일성이나 김정은이 사망한 후 회복하기까지 8일 정도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회복이 더딜 수 있다"며 "코스피가 2,300대 초반에서 낙폭이 제한되겠지만 2,400대 회복은 느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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