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김경림 기자 = 금융투자업계의 채용 판도가 변하는 모습이다. 신생 헤지펀드의 약진에 취업 준비생들도 기존 증권사, 자산운용사에서 고개를 돌려 금투업계 벤처에 도전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신입, 경력 펀드매니저 공개 채용 모집에는 수백명이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1천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는 소문도 돌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두명 정도가 최종 채용될 계획이어서 경쟁률은 수백대 1이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타임폴리오는 최근 안형진 헤지펀드운용 본부장이 퇴사하는 등 일부 인력 이탈을 충원하기 위해 공개 채용에 나섰다. 운용사 전환 후 처음으로 경력과 신입 펀드매니저를 공개 채용하는 것이라 업계의 관심도 높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했다. 헤지펀드 수탁고가 1조원을 넘어서며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멀티 매니저 시스템 등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며 수익률도 고공 행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변에 경력이 조금 있다 싶은 운용역들은 대부분 원서를 제출해 여의도 사람 전부가 이 회사에 지원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체계가 확실해 펀드매니저들이 이직하고 싶어하는 운용사"라고 말했다.

3월 결산 법인인 타임폴리오운용의 지난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이다. 이미 올 회계연도 1분기에 66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상황이다. 연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 45%로 업계 평균치인 4%의 10배 수준이다.

다른 관계자는 "매주 일요일 저녁 운용회의를 가지며 모든 운용역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고 이것이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번 공채 지원 자격에도 일요일 저녁 운용팀 전략회의에 참석이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7월께 진행한 라임자산운용의 대체투자본부 직원 채용에도 고스펙자들이 몰렸다. 해당 업무는 대체투자 신탁 회계, 운용 지시 및 펀드 관리, 계약서 검토 등으로 운용역을 뽑는 것은 아니었다.

이 자리를 놓고 국내 명문대 학부생은 물론 경영대학원(MBA) 졸업자 등의 인력도 지원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도 투자자문사로 이름을 날린 뒤 2015년 말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신생 루키다. 당초 롱숏 전략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최근에는 메자닌, 무역금융 등 대체투자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신생 운용사들의 입지가 높아지고 등록 헤지펀드가 늘어나면서 고용 창출 기여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15년 말 금융 당국이 헤지펀드를 등록제로 전환함에 따라 자산운용업권의 임직원 수는 2015년 말 5천295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6천819명으로 30%가량 늘었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중에 신입을 뽑는 곳이 거의 없어 펀드 매니저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신생 헤지펀드에 도전해볼 만하다"며 "회사와 같이 커갈 수 있다는 기대, 당장은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운용역이 될 수 있다는 예상 등에 이쪽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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