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QE)의 결과로 급증한 대차대조표를 줄이려고 하는 시점에, 양적완화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이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서 나왔다.

이 연은의 스티븐 윌리엄슨 경제학자는 19일 연준 자산을 크게 늘렸던 QE 프로그램이 의도한 대로 작동했다는 것을 보여줄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연은은 2008년 11월과 2014년 10월 사이에 세 번의 조처를 했고 이는 증시를 상승하게 했다는 게 시장의 정설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2%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고, 빈부 격차는 커졌고, 소득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은 실종됐다.

연준은 다음날인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자산 축소 시기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윌리엄슨은 "심지어 전통적인 금리 정책에 관해서도 통화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며 "QE에 관해서는 광고된 대로 작동했다는 점을 회의적으로 생각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일부 경제학자는 QE가 해롭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QE를 처음으로 시작한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완화에 관해서도 연구했다. 세계 각지에서 QE는 자산 가격을 높였지만, 물가는 애매했다. 중앙은행들은 통상 성장과 소득 증가를 의미하므로 일정 수준의 물가 상승이 경제에 좋다고 믿는다.

그러나 미국에서 물가 압력은 부족했다. 미국의 금리는 10%를 넘던 실업률이 16년래 최저치인 4.4%로 떨어졌음에도 6% 아래에 남아있다.

윌리엄슨은 캐나다도 비교했다. 미국, 일본, 캐나다는 연준이 QE를 시작한 이후로 거의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에서 유지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자산은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의 5.1%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는 거의 24%에 육박한다.

캐나다는 QE를 실행하지 않았지만 세 나라의 경제 여건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는 "QE가 총 경제 활동을 북돋는 효과를 냈다면 우리는 금융위기 이후 캐나다보다 미국 경제성과가 더 긍정적이라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야만 한다"며 "두 나라에서 2007년부터 2016년 4분기까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2007년 1분기에 비해 캐나다의 2016년 4분기 GDP는 미국의 경우보다 2%가 더 높았다"며 "이는 통화완화 정책 강도가 덜 했음에도 높은 누적 성장을 반영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슨은 "따라서 일본의 경우를 봐도 QE가 물가를 높인다는 증거가 없다"며 "또 캐나다를 경우를 봐도 QE가 GDP를 증가시킨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QE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도 QE의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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