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시중 금리 레벨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일 한은을 상대로 국감을 진행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4시 20분께 국감이 잠시 정회하자 국회 기재위 회의실 복도 한쪽 끝에 마련된 한은 임원 대기 장소로 이동하면서 한은 직원에게 '채권 금리가 어떻게 됐는지'를 물었다.

이 질문에 '국고채 금리가 3년물 기준으로 6bp 하락했다'는 답이 돌아오자, '내 발언이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나'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실무 국장이 호출됐고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보고가 있자, '알았다'고 답했다.

이런 행보는 이 총재가 전일 국감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는 관측을 촉발했다.

그가 이달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촉발된 금리 급등세에 주목해 이를 되돌리기 위한 멘트를 내놨다는 분석이다.

이번 국감에서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문제와 관련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8~2.9% 수준에 도달할 경우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오히려 올해 12월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정책금리 상단이 역전될 수 있고, 통화정책완화 정도의 축소가 기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시중에 형성된 매파 전망을 희석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 총재의 국감 발언으로 11월 중 금리 인상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며 "당분간 한은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은 총재가 국감에서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언급했다"며 "한은 총재의 작심 발언이 나온 만큼 섣불리 방향성에 베팅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6bp 하락한 2.032%, 10년물은 1.7bp 내린 2.454%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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