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증권가가 해외채권의 상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브라질 채권은 올해에만 이미 3조원가량 팔렸고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국채까지도 리테일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 국채를 8천230억원,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7천856억원과 6천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삼성증권, KB증권까지 다 합치면 판매 규모는 2조7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채 투자는 올해 최고의 호시기를 맞았다.

연초 국채 금리는 11~13%였으나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7.5%까지 내렸다. 대규모 채권평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NH투자증권은 러시아와 멕시코 국채 판매에도 집중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에만 러시아 국채 119억원, 멕시코 국채는 54억원 정도를 리테일에서 소개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도 멕시코 국채를 판매했다.

멕시코 국채는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 무역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으나 안정적인 거시 경제 상황, 금리 인상 마무리, 페소화 강세 기대 등에 힘입어 브라질 국채의 대안으로 꼽혔다.

또 한투증권은 지난달부터 터키 국채 300억원, 신한금융투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채를 600억원 가까이 판매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회사채나 국채 투자에는 한계가 있고 그간 개인투자자 사이에 '스테디셀러'로 꼽혔던 파생결합증권(ELS)이 최근 별다른 수익을 안겨주지 못한 것이 해외채권에 대한 관심을 높인 이유로 평가되고 있다.

A 대형 증권사 상품 담당자는 "최근에는 ELS가 조기 상환되는 추세긴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평가 손실과 조기상환 실패 등을 반복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구조화 상품에서 좀 더 구조가 눈에 보이는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신흥국 국채는 채권 금리도 높고 글로벌 매크로 환경도 우호적이기 때문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B 증권사 채권 영업 담당자도 "리스크 관리 때문에 아직 머뭇거리는 증권사들도 많지만, 유럽이나 남미 쪽은 올해 내내 주목을 받았다"며 "아시아 신흥국 채권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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