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가장 먼저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불어닥칠 새로운 경쟁 판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각 초대형 IB의 약점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안을 승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중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신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발행어음은 발행자가 약속한 기간 어음 보유자에게 약정된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증권사의 수신기능이 추가되는 것으로, 이에 따른 투자와 운용 여력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초기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자본 증가, 사업 기회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회사별로 독자적인 사업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증권사는 한투증권을 포함해 5개사다.

한투증권의 단기금융업무 개시 이후 각 증권사의 포지셔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증권사 간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각사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한투증권의 경우 발행어음 업무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점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수년 내 조달 규모를 7조~8조원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어 리스크 프로파일(Risk Profile·관리대상 위험)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사업 초기 단계 리스크 관리와 운용 성과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행업무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 이에 발행어음 개시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혔다.

한신평은 KB증권의 경우 합병 후 안정화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중 전산통합은 완료했으나 급여나 직급 차이 등 화학적 결합은 미진한 상태"라며 "임금 통합 과정 등에서 판관비가 증가할 수 있고 중복 자원으로 비효율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NH투자증권의 고정비 감축 여부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우수한 수익성을 보이나, 판관비의 절대적인 규모가 타사에 비해 크다는 것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복잡한 지배구조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은 이미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편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비증권 계열사의 역할과 관련 재무부담 확대 여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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