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래에셋대우에서 '대표님'이라 부르면 17명이 돌아본다. 본부장은 61명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하면서 규모가 4천700여명에 이르는 비대 조직으로 불어난 결과다. 미래에셋 고유의 '직급 인플레' 문화가 작용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전일 IB3본부를 신설하고 트레이딩부문을 2개 본부로 세분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최훈 IB3부문, 전경남 트레이딩1부문, 이두복 트레이딩2부문의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또 김희주 투자전략부문, 김대환 글로벌리테일전략부문, 강성범 경영혁신부문, 이만열 글로벌부문, 안종균 CRO, 최춘구 준법감시인 등 6명의 대표도 부문대표로 새로 선임됐다.

부문 대표라고는 하지만 모두가 사장 또는 부사장 직급은 아니다.

김대환, 최훈, 허선호 경영지원부문 대표의 경우 직급이 전무다. 상무급 대표들도 다수다.

본부장은 61명에 이른다. 본부장의 직급도 대부분이 상무다.

3분기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임원은 총 100명이 넘는다.

삼성증권의 경우 전체 임직원 2천253명 중 34명, NH투자증권은 2천811명 중 46명이 임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천424명 중 40명이다. 비율로 따져도 미래에셋대우의 임원이 많은 편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과거 대우증권의 인력이 3천여 명이었는데 미래에셋과 합병으로 4천700명에 이르면서 본부와 부문대표 모두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본부당 인원은 100명도 되지 않아 다른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이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래에셋대우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3분기 말 기준 727명의 임직원 중 13명이 부문 대표, 70명이 본부장이다. 10명 중 한 명은 본부장인 셈이다. 다른 운용사가 30~40명 당 본부장 한 명 정도씩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가량 많은 셈이다.

이같이 미래에셋그룹에서 본부장 이상의 인원이 많아진 이유로는 나이와 관계없이 성과에 따라 인사로 평가하는 문화가 작용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 모두 조직이 오래되면서 근속연수가 길어진 점도 이유로 꼽혔다.

실제로 대우증권은 합병 전인 2015년 말 기준으로 근속연수가 11년이 넘었다. 다른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은 10년 안팎, 삼성증권은 9년에 그쳤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라는 기업이 어느새 20년이 되다 보니 중간에 실무급으로 데려온 직원들이 임원을 달아야 할 나이가 되기도 했고 지점 수가 많아 임원 수도 늘어나는 것"이라며 "30대에도 성과가 좋으면 임원을 다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직급 인플레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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