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내외 주가지수 상승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액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이 자금 유치에 골몰하고 있다. 조기 상환액이 발행액을 앞서는 상황이 5개월째 이어지자 최근에는 6%대 쿠폰 상품까지 등장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24일 발행한 'NH투자증권15456' ELS는 쿠폰 금리로 연 6.2%를 제시했다. 녹인(Knock-in)은 45%다.

유안타증권이 전일 발행한 '유안타증권MY3865' ELS도 쿠폰 금리가 연 6.1%였다. 녹인은 마찬가지로 45%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6%대 쿠폰 금리를 제시하기 시작한 것은 국내외 주가지수 상승으로 ELS 조기 상환액이 급증하는 반면 발행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ELS 발행액은 이달 29일까지 59조4천42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음 달 발행액을 더하면 지난해 발행액은 물론 역대 최대인 2015년(61조2천878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ELS 조기 상환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이달 29일까지 ELS 조기 상환 규모는 68조7천3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조기 상환액(28조3천77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올해 ELS 발행액이 조기 상환액보다 많았던 달은 지난 4월과 6월 두 달 뿐이었다. 지난 7월부터는 5개월째 발행액보다 조기 상환액이 더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ELS 기초자산인 국내외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에 나선 반면, 신규 투자자들은 높은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우려해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LS 발행액이 조기 상환액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높은 금리의 쿠폰을 제시하며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시중금리가 올라가며 쿠폰 금리가 높은 ELS 상품 출시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증권사들은 ELS 쿠폰 금리를 더 높게 제시할 것"이라며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조기 상환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신규 투자자 유입으로 발행액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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