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략 협업 루트가 만들어진다. 기존 협업 채널과는 달리 카드와 생명 등 다른 계열사도 합세할 예정이다.

김형진 사장이 임명되면서 신한금투의 글로벌 전략이 다변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새 조직에 거는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내달 조직개편에 맞춰 은행과 금융투자, 생명, 카드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합한 글로벌 사업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부는 해외 법인 관리와 해외 진출 전략 등을 수립하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사업부문장이 지주까지 5개사를 겸직하는 형태를 띠며 산하에 글로벌 기획실을 설치할 방침이다. 또한, 금투를 포함한 4개 계열사에 글로벌 사업그룹을 둬 현지법인 등을 관할하는 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기존 CIB(기업투자금융)와 IPS(자산관리) 본부에 더해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의 협업 루트는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기존 은행의 글로벌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허영택 부행장이 새로운 본부를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신한 측은 아직 정해진 인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은행 출신인 김형진 사장이 임명될 때부터 금융투자와 은행의 협업 강화와 글로벌 전략 추진 등은 예견됐다. 김 사장은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 글로벌 전략 등을 이끈 경험이 있다. 이번 글로벌 매트릭스 조직도 수개월 전부터 구상됐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신한금융투자의 미래를 글로컬라이제이션에서 찾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은행과의 글로벌 협업 채널은 김 사장의 이런 포부와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최근 신한금투는 베트남 법인장을 교체하는 등 해외 법인 재정비에도 나섰다. 정만기 법인장이 물러나고 기업금융본부에서 구조화 금융을 담당하던 권혁준 부장이 새로 임명됐다.

신한금투의 베트남 법인은 2015년 2억4천100만원에서 지난해 8억8천만원으로 적자 폭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초기 투자 비용이 투입되는 단계를 지나, 은행이 닦아 놓은 기반을 이용한 영업확대와 꾸준한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일궈낸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IB와 IPS에 더해 신한금투와 은행의 협업 채널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의 금융투자 등 계열사가 은행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감도 존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타이트한 리스크 관리와 조직 문화가 자회사들과 잘 어우러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은행의 거대 자본을 앞세워 진출한 해외 사업장에 자회사들이 따라 나가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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