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해 액티브 펀드는 시장을 따라가기에도 버거웠다. 연중 내내 패시브 펀드 수익률에 밀리며 투자자에게 큰 관심을 받기도 어려웠다. 그럼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돋보였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형 공모 펀드 중 수익률 상위권에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로 포진됐다.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3%가량 올랐다. 지수가 강세 랠리를 이어감에 따라, 이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이 단연 타 펀드를 압도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 레버리지 ETF 등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0%를 훌쩍 넘어섰다. 이외에 코스피 레버리지 ETF는 물론, 바이오 업종 강세에 따라 헬스케어 ETF 등의 수익률이 돋보이던 한 해였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랠리가 '선수들의 장'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이를 개인투자자들이 이어받아 과열 장세가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초 코스피 2,300선까지만 해도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도 괜찮았으나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지수가 과열 양상을 보이며 상대적 부진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좋은 성과를 낸 펀드매니저들이 존재했다.

코스닥이 10년 만에 최고치 행진을 나타내며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소형주플러스 펀드'가 중·소형주 펀드의 부활을 이끌었다.

이 펀드는 성장성이 높은 IT 업종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동진쎄미켐, 서울반도체 등 코스닥 반도체 우량주를 골고루 포트폴리오에 담았고, 연초 이후 수익률은 40%에 달했다.

이 펀드의 책임 운용역인 이석원 주식운용본부장(CIO)은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을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그간 성장형 주식에 집중했고, 장세 변화를 타고 선전할 수 있었다.

이 본부장은 향후 전략에 대해 "우선 IT 섹터를 좋게 보고 있으나 해당 섹터에서 밸류에이션이 비싼 종목의 비중은 줄이는 등 조정이 필요하다"며 "IT섹터 외에도 내년 초 이익 추정치가 게임, 화학, 그리고 일부 바이오 쪽에서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판도 변화를 포착해 발 빠르게 움직여 성과를 낸 펀드매니저도 있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초 기존 한국투자정통적립식펀드의 포트폴리오를 4차산업 혁명 관련 기업 포트폴리오로 재편했다. 이후 이름도 '한국투자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펀드'로 바꿨다.

펀드의 책임 운용역은 김태훈 매니저가 맡았다. 그는 1984년생으로 지난 2011년 한투운용에 입사한 루키다. 이 펀드는 올해에만 35%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고, 설정 원본액도 1천2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김 매니저는 미래성장산업에 해당하는 기업을 분류하고, 이 중 뚜렷하게 실적이 상승하거나, 재무적 안정성이 돋보이는 기업들 위주로 투자에 나섰다. 또한, 꾸준하게 R&D 투자를 집행하는 50여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김 매니저는 "4차 산업의 핵심인 '혁신과 융합'을 통해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수익률 관점에서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전되고 있어 내년에는 IT 하드웨어 업종보다는 소프트웨어 업종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며 "스마트 헬스케어 업종 내 바이오시밀러, 의료기기 업종 등 데이터를 축적하고 R&D를 확대하고 있어 기업가치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