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 성향 속에 유로화에 오르고, 엔화에 내리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49엔보다 0.26엔(0.23%)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24달러보다 0.0038달러(0.32%)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29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01엔보다 0.72엔(0.54%) 낮아졌다.

달러화는 미 소매판매 호조로 엔화에 상승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성장을 낙관하면서도 물가 부진으로 내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그대로 둔 영향으로 내렸다.

HSBC의 다라 매허 헤드는 "(지표 덕분에) 달러는 성장이 강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위안을 얻었다"며 전일에는 물가 부진으로 달러 강세가 침묵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ECB의 물가 전망치가 2020년까지 목표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달러화에 가파르게 반락했다.

ECB는 이날 정책 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현재의 금리 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ECB 외에 스위스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약하다고 말했다.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4%로, 내년은 1.8%에서 2.3%로 높였다. 또 2019년도 1.7%에서 1.9%로 조정했고, 2020년은 1.7%로 처음 제시했다.

ECB는 2020년 물가가 1.7%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 아래지만 근접한 수준을 의미하는 ECB의 목표치에 못 미친다. 아울러 1.5%인 2019년과 올해 전망치를 기존대로 유지했지만 2018년 전망치는 1.2%에서 1.4%로 높였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는 "유로화는 한때 1.1865달러에서 주중 최고치를 보였지만 장중에 1.18달러 선이 깨지면서 지지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XE닷컴의 레넌 스위팅 헤드는 "조기 성탄절 선물을 기대했던 투자자들한테 드라기 총재가 실망을 줬다"며 "ECB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히 높였음에도 근원 물가가 정책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는 "달러 전망은 지난 24시간 동안 타격을 받았고, 지금 단기적 엇갈림을 보인다"며 향후 "물가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페리는 "시장은 지금 연준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긴축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확실히 더 빠르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미국 소매판매가 연말 연휴 쇼핑 시즌 덕분에 시장 예상을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1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증가였다.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5.8% 늘었다. 이는 2011년 후 최대 11월 증가율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11월 소매판매는 1.0%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7%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11월 소매판매는 0.8% 증가했다.

내셔널 리테일 연합의 잭 클라인헨츠 수석 경제학자는 "연휴 시즌 인상적인 출발을 보였다. 아마도 지난 몇 년간 최대 호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인헨츠는 "고용시장 호조에다 임금 상승, 완만한 물가, 높아진 소비자 자신감 등이 함께 적극적인 소비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전자상거래업체들뿐 아니라 백화점 판매도 전년 대비 3.6% 늘었다.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11월 실적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경제학자는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강했다"며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계속 지출할 성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문제는 소비가 소득 증가를 웃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인들이 저축을 덜 해서, 나중에 부채 증가나 소비 둔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네이션와이드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경제학자는 "11월 소매판매는 소비자들이 고용시장 호조와 소득 증가, 가계 순 자산의 기록적인 증가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소비 증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4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3.3%를 전망하고 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세제개편안 의회 통과 불확실성으로 반락하면서 엔화에 낙폭을 다 줄이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에는 낙폭을 줄였다.

이날 공화당의 마이크 리 상원 의원이 아동 세금 감면을 주장하면서 세제안을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세제안 불확실성을 촉발했다.

또 공화당 의원인 마크 루비오도 현행 세제안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보였다.

전략가들은 내년에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외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전략가는 내년 1분기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이는 호주 달러화를 달러화에 약 10% 절상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은 호주가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2분기에 뒤따를 것이고, 그다음은 뉴질랜드가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는 ECB가 유로존의 성장 전망을 낙관하는 것은 내년 유로화를 1.30달러까지 오르게 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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