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강남 집값 잡기에 나서며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강남의 매매심리만 굳건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직장·주거 근접의 우량주택을 선호하는 현상이 여전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보면 지난달 수도권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0.7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긍정적인 응답이 많을수록 상승한다.

주택 청약과 기존주택 매매에 동시에 제동을 건 정부의 8·2 대책이 나오기 전, 수도권의 주택매매심리는 최고조였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42.5까지 치솟았다. 무턱대고 집을 사려는 심리가 정부의 대책으로 꺾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세분화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른바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는 여전히 최소 135를 넘는 상승 국면이다. 서초구가 최고 단계에서 내려왔지만, 주택을 보는 시선은 전국 가장 긍정적이다.





이외 ▲마포구 ▲용산구 ▲중구 ▲동작구 ▲금천구 ▲동대문구 ▲노원구 등도 대책 이전과 변화가 없다. 서울이 아닌 수도권에서는 김포시와 의왕, 가평군 정도만 심리가 비슷하게 유지됐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에 쏠리는 심리를 잡으려고 대책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는 더 굳건해진 셈이다. 서울 외곽은 공급과잉과 규제에 대한 눈치 보기가 극심하다.

강남의 집값 상승세는 지속 중이다. 이달 셋째 주 부동산114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강남구가 0.53%로 가장 높았다. 강동(0.40%)과 송파(0.29%), 서초(0.25%) 등 다른 강남 지역도 모두 상위 10곳에 포함됐다.

직장이 근처인 지리적 이점과 우량주택을 선호하는 모습에 양극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서울 강남 등 핵심 지역 아파트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작용해 양도세 중과 예고 등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의 매물은 좀처럼 시장에 출시되지 않고 있다"며 "재건축 상승의 불씨가 여전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당분간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는 경기 지역은 이사 비수기와 맞물리며 매매와 전세시장 모두 매물에 여유를 보이고 있다"며 "국지적 가격불안과 규제 강화, 입주물량 적체 등 시장 불확실성 속에 지역 간 양극화 양상이 갈수록 더 심화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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