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해 초부터 많은 기업이 증시 입성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증시 호조세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으나 이전보다 높아진 잣대에 고배를 마시는 기업도 증가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닥 입성을 노린 SGA시스템즈는 SK제3호기업인수목적과의 합병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상장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 결과가 나온 기업은 총 74개사였다. 이 중 거래소로부터 심사 미승인 결과를 통보받은 종목은 총 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68개사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고 1건이 심사 미승인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해보다 올해 상장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상장심사 도중 자진 철회한 종목도 증가했다. 기업들은 거래소의 미승인 통보에 앞서 자진 심사 철회를 하고는 한다.

올해 첫 6개월간 6개 종목이 심사 철회를 결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심사 철회에 나선 종목은 4건이었다.

올해 SGA시스템즈를 포함해 한국금거래소쓰리엠, 티앤케이팩토리 등이 미승인 통보를 받았고 파워넷, 이노렉스테크놀로지, 이랜드리테일 등이 심사를 철회했다. 상대적으로 미승인 확률이 적은 분할 재상장에 대해서도 파인테크닉스는 미승인 결과를 받았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전임자인 최경수 이사장이 이끌 때와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고 전했다. 올해 초 개편을 통해 상장 유치 조직을 축소한 것도 상장기업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업 측면과 수익원을 중요하게 여기던 최 전 이사장 재임 당시 거래소의 상장 실적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3년 41개에 불과했던 신규 상장기업은 2014년 73개로, 2015년 118개로 늘어났다. 이러한 성장세는 지난해 다소 제동이 걸려 82개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최근 기업 상장심사에 있어 거래소의 질적 기준이 강화됐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지난해에도 코스닥을 중심으로 상장 신청 기업이 크게 늘어나 심사 규정을 다소 타이트하게 가져갔는데 최근에는 더 깐깐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적자기업도 상장하게 한 테슬라 요건 등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상장기업을 발굴하라고는 하나 막상 가져가면 깐깐하고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숨겼던 부실이나 내부자 거래 등의 중요한 사안이 심사 도중에 발견돼 철회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깐깐하게 심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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