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연초부터 코스닥의 랠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를 발굴하기 위한 증권가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준비에 나섰던 증권사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은 안과 질환 유전자 검사 전문기업인 '아벨리노랩'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나스닥과 코스닥을 저울질하다 최근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정했다.

아벨리노랩의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슈진과 비교되고 있다.

티슈진은 지난해 11월 상장됐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2조5천억원 수준이었으나, 코스닥 바이오주 강세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벨리노랩의 기업가치를 적어도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 주력 기술의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 회사의 국내 상장 소식이 전해지며 VC를 비롯한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일부 안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이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는 신라젠과도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바이오 기업에서 IB 업무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면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물론, 박사 출신 인력을 기업금융(RM) 담당으로 영입하기도 했다"며 "꾸준히 인력 확보에 나서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항노화 바이오 기업인 제이비케이랩, 분자진단업체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 등과 우선협상권(맨데이트)을 잇달아 체결했다. 더파머스, 모임 등의 주관사로도 선정됐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리그테이블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화면번호 8417) 삼성증권의 지난해 기업공개 주관금액은 3천830억원 수준으로 초대형 IB 중 가장 저조한 8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증권이 비상장기업과의 맨데이트를 체결한 건수가 50여 건에 달하며 올해 리그테이블 순위에서의 반전을 예고했다.

이에 더해 삼성증권은 해외 딜 유치에서 앞선 행보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 일본 기업인 JTC면세점의 예비 상장 심사를 청구했다. 이탈리아 최대 화장품기업인 인터코스의 주관사도 맡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우량 기업들과 50개 이상의 맨데이트를 꾸준히 체결하며 환골탈태를 예고한 상황으로 스팩 합병 등에서도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기관 영업 기반이 강하다는 점도 장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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