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가능성에도 세계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우려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오른 2.611%에서 거래됐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다. 장중에는 2.620%까지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2.043%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8bp 높은 2.888%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 만기물간 수익률 차이는 전장 53.6bp에서 56.8bp로 확대됐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간밤의 매도세 지속으로 하락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물가 압력이 구축되는 것이 주목받으면서 내렸다.

뉴욕증시는 이날 최근 사상 최고치 경신 부담에다 연방정부의 폐쇄(셧다운) 우려로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유럽발 국채 발행 물량 부담에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로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면서 매도심리가 강해졌다며 세계 경기 호조와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기업의 해외 보유 이익금의 국내 환류 가능성도 국채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 국채에 투자한 해외 이익금이 현금화될 경우 국채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략가들은 다만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며 아직 공화, 민주 양당이 단기 지출 예산안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을 막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가 마련한 임시 예산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오는 19일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201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셧다운에 처하게 된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의 대니얼 멀홀랜드 헤드는 물가가 소폭 오르고, 해외 성장세가 나타나고, 세계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줄이기 때문에 국채가는 하락압력에 처했다며 더군다나 세제개편으로 미 기업의 해외 이익금 환류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부대표는 정부의 연방정부 '셧다운' 위협과 관련해 시장은 과거 여러 번 비슷한 상황을 겪어서 이번도 농담으로 여긴다며 정부가 셧다운 되면 어떤 것보다 더 성가신 일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지난 1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45년 최저치에 근접하면서 올해도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할 조짐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4만1천 명 줄어든 22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청구자수의 4주 연속 증가세가 마무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치는 24만6천 명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이 추운 날씨 탓에 대폭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8.2% 급감한 119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집계치는 1.5% 감소한 128만 채였다.

12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0.1% 감소한 130만 채를 보였다.

WSJ의 집계 결과는 0.8% 감소한 129만 채였다.

주택착공의 감소는 미국 전반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한파가 왔던 북동부에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수석 경제학자는 "착공은 과열 이후에 언제나 조정됐다"며 "하지만 12월 후반의 한파가 추가 피해를 줬고, 1월 반기도 역시 착공실적이 침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주택착공은 전년 대비 2.4% 늘었으며, 허가 건수는 4.7% 증가했다.

12월 단독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11.8% 감소했으나, 다세대 주택은 1.4% 늘었다. 12월 단독 주택 허가 건수는 1.8% 증가했으나, 다세대 주택은 3.9% 줄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착공이 더 늘어난다면 재고가 늘고, 가격 상승을 진정시킬 것"이라며 "이는 좋은 주택 구매력 추세를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하락했지만,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1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7.9에서 22.2로 하락했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5.0이었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신규 수주, 고용지수 등이 내렸지만, 지역의 전체 제조업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투입 물가와 판매 물가가 모두 올랐다는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낙폭을 줄이는 가운데 10년물 물가연동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호조를 보여 소폭 하락했다.

전략가들은 미 재무부는 이날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등장했다며 향후 10년간 채권시장의 기대 물가를 전일 2.049%에서 2.082%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56%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32%였다.

센추리 매니지먼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짐 브릴리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동시 세계 성장세와 최근 통과된 세제안을 고려하면, "우리는 마침내 임금 상승을 보게 될 것이고, 이후에는 물가 수치를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물가 지표는 연준 목표치 2%에 미달하는 데다 그동안 매도가 꽤 진행된 만큼 추가 매도 부담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뱅가드그룹의 젬마 라이트-카스파리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 위로 오르려면 기대 물가가 2.25~2.5% 범위는 돼야 한다"며 "10년물 수익률은 소비자물가 상승이 추가로 확인될 때까지 2.65% 아래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시장 경제학자는 "10년 국채수익률이 한 차례 휴식 후에 다시 2.60%대로 올랐다"며 "이는 수익률을 더 높이 오르게 할 폭풍우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가 소강상태를 목격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미국 채권 자산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톰슨 로이터 리퍼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마감한 한 주간 미국 과세 펀드로 104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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