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금리 인상기를 맞아 채권형 펀드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 채권시장에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2일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기업과 금융기관의 채권형 펀드 재투자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연초 같은 투신권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16조 원가량 유입된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통상 채권형 펀드는 12월에 기관과 기업 요청에 자금이 빠졌다가 1월 중 투자금이 다시 유입되곤 한다.

작년 4분기 채권형 펀드에서는 약 9조3천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의 잔액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 원을 밑돌았다.

이달 중순이 지났음에도 작년 말 빠져나간 자금이 돌아오지 않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금리 인상기에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된 사례가 있어서다.

2005년 금리 인상기에는 기준금리가 175bp가 오르는 동안 채권형 펀드에서 전체 자금의 26% 수준인 약 13조6천억 원이 유출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2007년 11월까지 함께 인상되는 양상을 보여 단기 금리가 급등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자금 유출 흐름이 가팔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또 다른 금리 인상 기인 2010년에는 기준금리가 125bp 오르는 동안 전체 잔액의 3.8%(약 1조8천700억 원)만 빠져나가는 데 그쳤다.

한국이 금리 인상을 다섯 차례 단행했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로 유지함에 따라 단기 금리가 보합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2005년과 비슷한 환경으로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자금 이탈과 관련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아직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단기 금리가 되돌림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강도는 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 출처:NH투자증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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