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한 상황에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이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사장에 선임돼 지난 2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임기는 김정태 회장의 거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김 회장과 같은 '성균관대 라인'에 속한다. 경쟁사인 신한금융투자에서 김 회장이 직접 발탁해 데려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김 회장의 거취와 이 사장의 연임도 불가분의 관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와 계열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역학관계를 지니고 있고 지주에 증권, 캐피탈, 카드 등 계열사가 종속되는 상황"이라며 "김 회장이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지만 큰 리스크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고자 노력하는 상황에서, 하나금융투자의 지주 내 이익 기여도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는 점도 이 사장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하나금투의 지주 내 이익 기여도는 6.0%로 나타났다. 1년 전 4%대였던 것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가성비' 측면에서도 하나금투는 지주 내 효자 노릇을 했다. 경쟁사 임원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두며 리테일 부문의 실적이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6%를 넘을 것으로 보여, 업계 평균 이상의 실적이 기대된다.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이 사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뚜렷하게 드러나는 성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계열사 내 유일한 외부 출신인 점도 핸디캡이다. 이 사장을 제외한 계열사 사장 4명은 모두 은행 출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주 계열 증권사 사장 임기는 2년 이후에는 실적에 따라 '2+1'로 연장된다"며 "증권사 사장은 지주 부사장이나 부행장들이 낙하산으로 많이 내려오는 자리라는 점에서 오랜 임기를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특정 증권사 출신들을 임원으로 영입하면서 하나금투 만의 색깔이 옅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초 리테일그룹장에 박석훈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홀세일본부장에 강민선 전 신한금융투자 법인영업본부장 등을 영입했다. 이후 투자전략실 등으로 부장급 실무 인력의 이동도 이어졌다.

다른 관계자는 "이 사장의 경우 특별한 과오가 없지만, 특별한 성과도 없이 무난한 상황"이라며 "대체할 만한 인물이 뾰족하지 않다는 점에서 연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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