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유럽의 중앙은행들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 축소 기대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 경제지표가 뒷받침이 안 돼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2.28엔보다 0.02엔(0.01%)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46달러보다 0.0033달러(0.29%)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76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7.39엔보다 0.37엔(0.28%)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929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8265달러보다 0.01032달러(0.79%) 강해졌다.

달러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미국처럼 통화 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에다 미 경제지표 부진으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금리 25bp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25~1.5%가 될 가능성을 9월과 12월에 각각 12.8%와 47.3%로 반영했다. 전일에는 각각 12.8%와 43.6%였다.

전일 달러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으로 유로화에 10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지만, 엔화에 올랐다.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전달대비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컸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전달대비 1.8% 감소한 65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전망치는 658억달러 적자였다.

지난 5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 탓에 석 달째 감소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8% 하락한 108.5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조사치는 0.8% 상승이었다.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낮은 수준을 보였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주택재고가 강한 수요를 따라잡는데 고전하고 있다며 "구매 희망자들은 제한된 선택지들과 매우 빠르게 올라가는 주택가격 때문에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벤 아이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나온 전주대비 주택구입용 담보대출 신청 감소와 펜딩 주택 지표를 함께 보면 이는 올해 여름 주택판매의 소강을 시사해준다"고 진단했다.

유로화는 전일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희석하는 ECB 부총재 발언에 출렁이기는 했지만, 다시 달러화에 오름폭을 회복했다. 달러화에 거의 1년 내 최고치로 올랐다.

ECB의 비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개인적으로 (전일) 연설에서 드라기 총재가 이전에 두 차례 통화정책에 대해 내놓은 발언과 다른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통화완화 축소 신호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는 견해로 시장에서 읽혔다.

이후 유로화는 1.1387달러 고점에서 한때 1.1291달러로 수직으로 미끄러졌지만 재반등했다.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에서 열린 연례 ECB 콘퍼런스에서 "ECB의 통화완화 정책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고,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 줄여나갈 것"이라면서도, "경제가 개선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으면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을 유로존 경제 성장세가 추세를 웃돌면서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ECB의 정책의 단골 비판자인 독일의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는 정부의 중기 재정 계획 콘퍼런스에서 ECB가 앞으로 4년간 완만하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에 대해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독일 정부는 ECB의 초저금리 덕분에 수년 동안 수백억 유로의 국채 이자를 아껴, 재정 흑자에 보태왔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헤드는 "드라기는 자산 매입 축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여전히 실질적인 경기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그의 인식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챈들러는 "9월에 ECB 회의에서 자산 매입 규모의 축소와 함께 내년 초까지 자산 매입을 연장하는 발표가 동시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장기 금리 격차가 유로화 긍정적이라며 연준은 점진적으로 시장의 금리 기대를 낮추고 있지만, ECB는 금리 인상이 가까워졌음을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ECB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상 기조에 있지만 중요하지 않다"며 유로화가 달러화에 5~15% 저평가됐다고 추산했다.

라보뱅크는 1.1285달러 지지선이 유지되면 유로화가 1.1428달러로 오를 수 있다며 이 선이 돌파되면 지난해 최고점인 1.1616달러가 다음 저항선이라고 예상했다.

라보뱅크는 다만 이는 ECB의 테이퍼링에 대한 시장 기대에 달렸다며 유로화가 올해 강세를 보였지만 2015년 하반기 이후로 전체로는 제자리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단스케방크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과매도(숏) 거래를 중단하라며 ECB가 QE를 끝내기 전인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전망을 했다. 은행은 이전에 유로화가 올해 여름 1.1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운드화는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과 함께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의 발언에 상승했다.

카니 총재는 이날 ECB 연례 콘퍼런스에서 임금 상승률이 커지고, 기업 투자가 증가한다면 영국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0.25%에서 유지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BOE는 금리를 동결했으나 성장 둔화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는 '절충(trade-off)' 상황으로 내부에서 금리 인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니 총재는 또 "트레이드 오프 상황이 완화하면서 정책 결정이 기존 방식대로 이뤄진다면 경기부양책의 일부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니의 이 발언은 BOE가 지난해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정으로 금리를 인하한 후 다시 인상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증거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졌다.

스프레덱스의 코너 캠벨 애널리스트는 "파운드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럼프 케어가 전일 밤 상원 표결이 연기된 것과 맞물려 달러화에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 속에 엔화에 대해서는 낙폭을 거의 메웠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오름폭을 유지했다.

ING은행은 유로화 강세로 엔화가 가장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마지막 주요 주자이고, 유로존과 일본의 채권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현재 127엔인 유로화 가치가 142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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