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이번 주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의 매도세가 거셌다. 금리 상승 등 대외 환경이 변화하고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가 등장하면서 기관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시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화면번호 3211), 이번주 들어 지난 4거래일간 코스피는 4.7% 하락했다. 미국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증시 부진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이번 주 급락장세에서 코스피 순매도의 최대 주체는 금융투자(증권/선물)였다. 금융투자는 지난 4일간 코스피에서 1조6천억원 이상의 '매도 폭탄'을 던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8천억원 순매도에 나선 것의 두 배 규모다.

금융투자의 매도 폭탄은 코스피 200 편입 종목군에 집중됐다. 삼성전자, NAVER, 현대차, 신한지주 등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도에 나선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관의 벤치마크 지수 변경의 전조일 것으로 추측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투자의 절대 매도액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이번 주 이례적으로 컸다"며 "코스피 200 종목군에 매도가 집중된 점으로 미루어볼 때, KRX 300지수로의 벤치마크 변경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지수에 공통된 종목이 많다 하더라도, 종목 비중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셀트리온도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므로 코스피 200종목을 조금 비워두자는 스탠스"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험사 등 주요 기관이 운용사에 일임한 자산에서 코스닥 투자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포트폴리오 내 코스닥 비중을 20%까지 허용한다 하더라도,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비중을 크게 늘리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연기금을 중심으로 코스닥 투자 확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운용업계도 리밸런싱에 고심하는 상황이다.

A 운용사 관계자는 "그간 보수적인 방침으로 코스닥에서 신라젠 등 변동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지 못해 벤치마크 지수와의 괴리가 클 수밖에 없었다"며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점차 기관 리밸런싱이 본격화되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고점에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라며 "기관 심리가 급변했다기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포트폴리오가 조정되는 구간으로, 변곡점에서 수급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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