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운용사는 1인당 8억원 순이익 '온도차'



(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제한된 파이 속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수익성이 저하됐다. 직원 한 명이 연봉만큼도 벌지 못하는 운용사가 수두룩하지만, 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낸 곳도 있었다.

26일 금융투자헙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자산운용사(3월·12월 결산법인 합계)의 직원 한 명당 순이익은 8천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에 종사하는 7천400명의 인력이 7천억원이 채 안 되는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현재 자산운용업계는 과포화 상태로 평가된다.

지난 2014년에만 해도 80여개에 불과했던 운용사가 2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운용사 수가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사이 업계 순이익은 4천억원 수준에서 60% 늘어나는 데 그쳤다.

회사 수가 늘어나며 자연히 경쟁은 심화했다. 그사이 운용 보수율도 하락하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76개 회사가 적자를 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실적을 낸 곳도 존재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에서 직원 한 명당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었다. 이 운용사는 3개 분기(2017년 4월~12월) 동안 260억원 이상을 벌어, 직원 한 명당 8억원의 이익을 냈다.

타임폴리오에 이어 머스트자산운용도 지난해 직원 한 명당 7억8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 두 운용사는 직원 생산성 측면에서 타사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단연 압도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170개가량의 운용사가 직원 1인당 순이익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절대적인 수익의 규모 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사가 단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직원 1인당 수익성은 1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산 관리의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옮기며 자산운용업계의 외형 성장도 뒤따랐다"며 "그러나 업체가 난립하며 돈을 벌지 못하는 곳도 그만큼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 한 명당 벌어들이는 순이익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은 사실상 직원 연봉보다 낮은 수익성을 내는 것이며, 밥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운용업계 적자 회사의 비율은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신생사의 수익기반이 취약하다"면서도 "일부 운용사의 남다른 수익성의 비결은 다양한 유형의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회사가 가진 고유한 강점을 밀고 나가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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