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현재 계약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예·적금 금리도 안되는 수준이라는 점에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금형 연금은 공격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해 기존 연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는 호주와는 약 5배 안팎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 은행, 금융투자협회에 데이터를 제공한 36곳의 퇴직연금 운용회사는 평균 2.18%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높은 곳은 신영증권으로 5.4%, 메트라이프와 삼성증권이 각각 4.52%와 3.32%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은행권과 보험권은 완전히 죽을 쒔다.

경남은행과 동양생명, 산업은행, 부산은행, 기업은행 등은 1.3% 수익으로 고전했다.

현재 개인 퇴직연금은 사업주가 연금 운용회사와 계약하는 계약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고용주가 알아서 금융 회사를 선택해 계약을 맺기 때문에 해당 금융사는 한번 퇴직연금 계약을 성사시키면 이후 수익률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기금형 퇴직연금은 보다 적극적으로 수익률 관리를 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먼저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이 수탁법인이 고용주와 근로자의 가교로 퇴직연금을 운영하면서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는 방식이다.

수탁법인에는 연금 자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설치되기 때문에 전문성을 높이고 운용 위탁 기관의 수익률 및 운용 프로세스, 포트폴리오에도 관여할 수 있다.

실제로 호주, 영국, 미국 등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일반화돼 있다.

호주는 1992년부터 슈퍼애뉴에이션(Super Annuation)이 도입됐으며 현재 규모는 2조 달러를 넘는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슈퍼애뉴에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적인 평균 수익률은 10.8%에 이르기도 했다.

한 연금 관련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DC형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익률은 예·적금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호주의 경우 강제로 기금형 연금에 가입하도록 해 운용 성과도 좋고 관리도 잘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엔 퇴직연금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채권으로 몰아넣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운용 방식으로는 2%가 넘는 수익을 내기도 어려우며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원한다면 주식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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