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1일 차 속에서 회사채 물량 부담 등으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7bp 높은 2.881%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오른 2.336%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5bp 상승한 3.113%에서 거래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하락 출발한 후 점차 낙폭을 확대했다.

시장은 다음날 나오는 FOMC 성명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뉴욕증시, 회사채 발행 등을 주목했다.

전일 국채가는 위험자산인 뉴욕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속에 장기물은 오르고, 단기물은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 FOMC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연준 위원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변화와 경제 전망치 수정, 파월 의장의 경기 낙관론 강도 등이다.

이날 연준은 다음날부터 미 북동부에 최대 15㎝ 적설량이 예상되는 눈 폭풍 예보에도 FOMC를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전략가들은 또 주류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가 만기 100억 달러 규모로 추진하는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비워두고 있다며 최근 눕고 있는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주류회사는 애초 50억~70억 달러 규모로 발행을 추진했으나 수요가 많이 몰려, 발행액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약국 체인인 CVS 헬스가 40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어, 올해 미 국채수익률 상승에도 우량물 회사채 발행은 순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FOMC가 더 개선된 경기 전망을 반영해 매파 성향을 높인다면 수익률 곡선이 더 누울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졌다.

나티시스의 조셉 라보르그나 수석 경제학자는 "2~10년 스프레드가 55bp로 좁혀지면서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 추세를 지속해왔다"며 "역대로 (경기) 전환점의 탁월한 예측 지표라는 점에서 수익률 곡선 기울기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익률곡선은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으로 1955년 이후 9번 경기 침체를 매번 예고했다.

라보르그나는 완만한 물가 압력과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장기물 수익률은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을 붙잡아 매고 있다며 또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에 관한 높은 투명성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독일 경제에 대한 신뢰 지표가 급락한 것이 관심을 끌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3월 독일 경기 기대 지수가 전달 17.8에서 5.1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3.0을 밑돈 것이다.

ZEW 대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수출을 더 우려하게했다"며 유로화 강세도 수출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어 독일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소폭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전일과 달리 강세를 보였지만, FOMC 경계로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전략가들은 최근 FOMC를 앞두고 국채가가 내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경기 호조 때문에 연준의 매파 색깔이 두드러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말에 2.409%에서 마쳤으며, 지난 2월 21일에는 4년 최고치인 2.943%를 기록했다가 이달 14일에는 2.815%로 떨어지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전략가는 "연준이 내일 더 매파적인 소리를 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FOMC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한다는 전망을 유지하지만, 내년 점도표를 한 차례 높인 세 차례로, 장기 점도표도 2.750%에서 2.875%로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투엔티포 자산운용사는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2% 물가 목표제의 변경을 논의할지가 중요하다며 올해 초에 연준이 2%인 물가 목표치를 1.5~2.5%의 범위로 바꿀 수 있다는 추측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는 "물가가 2.5%까지 오르는 게 허용될 것 같다고 투자자들이 느낀다면, 이는 채권시장에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연방정부는 오는 23일까지 임시 예산안을 승인해야 하며 승인이 부결될 경우 올해 들어 세 번째 셧다운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 1월 민주당이 어린 이민자들이 추방당하지 않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하면서 1차 셧다운이 발생했고 2월에도 몇 시간 짧게 셧다운이 발생한 바 있다.

올해 초 여야는 앞으로 2년간 지출을 3천억 달러 늘리는 예산안에 합의했다. 이는 사회 기반 시설과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확산 억제 등에 쓰일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히 어떤 항목에 어느 정도의 금액이 할당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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