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증권업계에서 다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급증하면서 자산 쏠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일 자산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경우 지수 급락에 따른 피해도 커질 수 있어 2016년과 유사한 대규모 손실 사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액은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약 15조원에 이른다.

1분기에 발행된 ELS 총액은 23조4천억원이다. HSCEI ELS가 전체 발행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HSCEI지수와 더불어 유로스톡스(Eurostoxx)50 지수도 많이 쓰이나 HSCEI가 변동성도 크고 그 덕에 쿠폰 수익률도 높게 줄 수 있다. 유로스톡스50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대표국가의 대표 기업들로 구성돼 있어 다소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 증권사 상품 담당자는 "HSCEI를 섞지 않고는 원하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며 "한동안 침체했다가 최근 다시 관심을 받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행 쏠림에 일각에서는 자산 다변화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8~9월 HSCEI가 급락해 대거 손실구간에 진입하자, 투자자들의 녹인(knock-in) 피해는 물론 국내 증권사들도 자체헤지로 큰 손해를 입은 바 있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HSCEI 급락에 따른 자체헤지 손실 영향 등으로 여의도 사옥을 한화생명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후 ELS 기초자산은 홍콩항셍지수(HSI), 일본 닛케이(Nikkei) 225지수 등으로 다소 다양해졌지만 최근의 쏠림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가 지수를 활용한 쏠림 현상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며 "기존의 ELS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익숙한 HSCEI에 투자 수요가 높았고 해당 시장도 강세여서 발행이 증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기존 해외 지수형의 발행이 늘어난 점이 당장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초자산의 분산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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