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가대표 자산운용사를 뽑는 '자산운용사의 올림픽' 연기금투자풀 선정 시즌이 다가왔다.

자리를 지키느냐, 새롭게 진입하느냐를 두고 자산운용사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연기금 투자풀 주간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의 지위 유지 기간이 올해 말로 만료된다.

정식으로 운용사 선정 공고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번달 내, 이르면 이번주에 공고를 내고 선정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연기금투자풀은 4대 연기금 외에 개별 연기금들의 운용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1년 12월 도입됐다.

군인연금 등 55개 기금의 자금 중 20조원을 민간운용사에 위탁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주간운용사가 예치자금을 통합관리하고 개별운용사에 배정해주면 개별운용사가 각 자금을 운용한다.

처음 도입 당시 삼성운용이 단독으로 주간사를 맡아오다 2013년부터 삼성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복수 운용체제로 바뀌었다.

5월 말 기준 운용사별 수탁고는 삼성운용 14조6천922억 원, 한국운용 5조3천285억 원이다.

지난해 한국운용의 주간운용사 임기 만료로, 한국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4곳이 경쟁을 벌였는데 한국운용이 다시 주간사 지위를 따냈다.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래에셋운용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3위로 밀렸고, 2013년 주간운용사 선정 당시 관리 팀을 만들고 관련 시스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던 신한BNP파리바운용이 2위로, 간발의 차이로 떨어졌다.

4위였던 KB운용의 참여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삼성운용의 수성이냐, 미래에셋운용과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탈환이냐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됐던 자회사 실적 포함 여부는 기재부가 검토 중이어서, 이 결정에 따라 향후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 실적이 포함되면 상대적으로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하다.

또 지난해 한국운용의 재선정 당시 가장 큰 변수가 수수료였다는 점에서 이번에 운용사들이 얼마만큼 낮은 운용 보수를 들고 나올지도 관심사다.

삼성운용이 다시 주간사를 따내면 약 15조원의 운용은 그대로 유지된다. 만약 새로운 운용사가 맡게 되면 이 운용사와 5조원 정도의 한국운용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과 신한BNP파리바운용은 4년 전, 1년 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뛸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운용이 관리하는 자금이 많아 경쟁은 더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기금 투자풀의 경우 운용 보수가 높지 않아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면 인력과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30억원 가량의 자금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자산운용사들이 목을 메는 것은 연기금투자풀 자금이 수탁고로 잡혀 외형을 키울 수 있는데다 각종 국가 연기금의 운용을 책임지는 업체라는 홍보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연기금 투자풀은 2011년 말만 해도 10조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매년 늘어나 올해 20조원을 넘어섰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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