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한국계 자본이 높은 수익률과 투자자산 다변화를 위해 대거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JLL 글로벌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KTB 자산운용이 최근 뉴욕 매디슨 애비뉴 285번지에 투자한 RFR 홀딩스의 자금 재조달에 참여해 5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

또 이지스(IGIS) 자산운용도 뉴욕 7번 애비뉴 787번지 소재 부동산과 관련해 2억2천만 달러의 대출을 제공했다.

두 회사 모두 한국계 투자자들이다.

이에 따라, 시장 조사기관 프레퀸에 따르면 4월 중반 기준 미국 부동산 대출시장에서 한국계 투자 비중이 21%에 달했다. 이 시기 해외 투자자 중 가장 높다. 캐나다와 호주가 각각 12%와 11%로 2위와 3위였다.

프레퀸에 따르면 대출을 통한 미국 부동산시장의 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해 178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2016년의 108억 달러에서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저널은 미국의 많은 기관 투자자가 최근 부동산 경기 주기가 정점에 가깝고, 부동산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도 이미 부동산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특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한 한국 투자자들은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증권과 대출시장에 대한 탐색을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KTB 운용의 해외 대체투자 디렉터인 스텔라 추는 한국 투자자들은 지분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더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일부분 작용한다. 10년 만기 한국 국채 수익률은 연 2.6%지만 같은 만기 미 국채는 2.8%에 달한다.

추는 "미국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부동산 구매는 손실이 날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는 안정적인 이자 수익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널은 추 디렉터와 이지스 운용은 현재 진행 중인 거래 건에 관해서는 설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 개발에 대한 투자는 높은 수익률이 가능할 수 있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위험이 너무 크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의 짐 코스텔로 선임 부대표는 "어려움에도 미국은 그들의 자금을 위한 안전한 항구로 보인다"며 "그들은 투기자는 아니고, 시장을 이긴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오지 않는다. 이는 신중한 돈이다"라고 평가했다.

큰 빌딩 소유주에게 직접 대출을 연장하는 것과 달리, 투자자들은 작은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담보대출을 구성하는 형태의 부채 펀드(debt fund)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상업용 부동산 부채 펀드인 M360 어드바이저는 한국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이후 한 해 동안 한국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1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 회사의 에반 젠트리 대표는 한국 기관 투자자들은 펀드에 첫 투자를 하기 전에 자신의 감사팀과 함께 날아온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년 반 전에 출범한 이후 4억~5억 달러의 자금을 모아서, 정기적으로 수입이 창출되는 사무실, 아파트, 산업용, 소매용 건물, 호텔 등의 부채에 투자했다. 회사는 부도가 났을 때 가장 먼저 상환되는 부채만을 취급한다고 덧붙였다.

젠트리는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을 선호하고, 기업가이고 신속하게 행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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