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회담 결과가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에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회담 결과가 환율 경로를 거쳐 외국인의 원화채 매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4576)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 중인 국내 상장 채권 잔고는 지난 24일 약 104조 원을 나타냈다.

올해 초 95조 원까지 감소했던 외국인 잔고는 재정거래 수요 등이 유입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스와프 포인트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자, 외국인이 무위험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커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최근 외국인 유입 자금 중에는 향후 원화 강세를 내다보고 들어온 헤지펀드 자금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진 데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려서다.

이런 상황에서 소재만 놓고 보면 성공적인 남북 회담이 원화 강세 요인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지만, 외국인의 원화채 매매에 미칠 영향을 두고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시장 기대감의 선반영 정도에 따라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북미 정상회담도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러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향후 원화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외국인이 국고채를 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 회담 결과에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은 오히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회담 결과에 원화 가치가 오르고 달러 수급여건이 좋아져, 마이너스 스와프 포인트의 폭이 작아질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외국인의 원화채 재정거래 유인은 작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원화 강세에 베팅한 외국인의 투자 흐름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원화채와 국채선물 등을 대거 매수했는데, 환율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로 돌변하려는 현 상황에서 원화 강세에 베팅한 투자자라면 매우 불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소문에 원화채를 사서 뉴스에 파는 흐름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1년 스와프 포인트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2132)>

hwr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