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은 1분기 성장 둔화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인상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BOE는 이날 통화 정책 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 9명의 위원 중 7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 동결하기로 했다. 이안 매카퍼티와 마이클 사운더스 2명의 위원은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25bp의 금리 인상 주장을 폈다.

BOE의 정책 기조는 다른 주요 중앙은행과 다르지 않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다른 중앙은행들은 올해 초 세계 성장세가 예기치 않게 부진하다는 신호를 보냈음에도 금융위기 전 정상으로 여겨지던 상태로 정책을 되돌리는 계획을 크게 수정하지 않고 있다.

BOE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가 기존 전망 수준으로 변화한다면 현재의 통화 긴축 정책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BOE는 지난해 11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경기 동력이 재평가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옳다면 일부 금리의 완만한 조정에 대한 가계와 기업의 기대는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BOE는 1분기 성장세 둔화를 날씨 탓이라면서 일시적인 것으로 진단했지만, 일부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BOE는 특히 소매 판매 분야의 부진이 성장에 장기 역풍이 될 수 있다며 주택시장은 부진하고, 소비자 대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카니 총재는 "움직이기 전에 이에 대한 증거들을 보자"고 덧붙였다.

저널은 BOE의 예상대로 경제가 전개된다면 이르면 다음 성장과 물가 전망치를 내놓는 오는 8월에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BOE는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점진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며 아마도 앞으로 3년간 매해 한 번씩이라고 진단했다.

BOE는 파운드화 약세가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 사라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BOE의 새로운 전망은 물가가 지난 3월의 2.5%에서 2020년 초까지 목표 수준인 2.0%로 충분히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1.8%를 1.4%로 하향 조정했다. 2019년과 2020년 예상치도 기존 1.8%를 1.7%로 함께 낮췄다.

UBS 웰쓰매니지먼트의 딘 터너 경제학자는 "BOE가 실제 금리를 올릴지나 앞으로 2~3년 안에 할지 등은 모두 의문점"이라며 "언제나 그랬듯이 이 모든 것은 지표가 어떻게 발표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