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2bp 내린 3.06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높은 2.570%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5bp 낮은 3.205%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장의 51.9bp에서 49.5bp로 좁혀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로 위험자산인 세계 증시 등이 오르면서 하락 출발했다가 낙폭을 줄였다. 10년물은 한때 3.08% 수준까지 올랐다.

시장은 미국의 무역협상 영향,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 뉴욕증시와 유가 동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미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전장 국채가는 국제유가 하락과 지정학적 우려 등으로 최근 지속한 내림세에서 한발 물러난 뒤 강세 영역에서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전략가들은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약세 요인과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촉발한 안전 자산 선호가 충돌하면서 국채가 변동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미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완화를 반겼지만, 세계 자본 시장은 그 흥겨움을 공유하지 못했다"며 "이탈리아의 새로운 정부에게서 나올 낙진이 보통 때보다 더 길게 투자자들을 안절부절못하게 해, 유럽 국채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주말 동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됐다.

중국 측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 상품을 더 구매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요구한 2천억 달러어치의 적자 감축액 목표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다만 무역전쟁 관련 불안도 일부 남아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중단하고 관세부과를 보류한다고 말했지만, 몇 시간 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관세부과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므누신 장관은 또 "여전히 의회에서 새로운 NAFTA 협상이 통과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발 불안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8일 공동 정부 운영안을 타결 지었던 이탈리아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이 연정 구성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총리 후보를 결정했다.

대통령이 두 정당의 정부 운영안과 총리 후보를 최종 승인할 경우 곧바로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이 이탈리아에서 출범하게 된다.

두 정당은 재정 지출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데다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기본 정서가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10년물의 경우 전장보다 18.3bp 오른 2.408%에서 거래됐다. 지난주에 34bp가 올라, 3년 내 가장 큰 주간 오름폭을 보였다.

반면 유럽 내에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5.6bp 내린 0.519%에서 움직였다.

이날 발표된 지난 4월 시카고 연은의 전미활동지수(NAI)가 올랐다.

4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32에서 0.34로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8월에는 마이너스(-) 0.08을 보였고 10월에는 0.91이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 0.23에서 0.46으로 높아졌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글리터 수석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협상 발표는 21일 관세부과 마감시한 전에 무역전쟁을 끝냈다"며 "발표된 성명은 중국 측이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승리 선언을 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글리터는 결과적으로 미 달러는 최근 미 국채수익률의 하락에도 광범위하게 더 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번 주 주요한 미국 쪽 일정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 공개가 있다"며 "관건은 연준 위원들이 '물가가 2%를 계속 하회했다'를 '2%에 근접했다'로 언제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는지"라고 지적했다.

글리터는 연준 위원들이 물가 상승이 지속한다거나 물가가 고꾸라진다거나 승리 선언을 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국제유가 급등에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뉴욕 유가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한 우려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 상승한 72.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현행 이란핵합의(JCPOA)보다 더 강화된 새로운 핵 합의를 이란과 관련국들이 체결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새 이란 전략'을 발표한 데 대해 기존 합의를 대체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장 마감 후 3.05%대까지 더 내렸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가 일시적으로 목표치를 웃돌 수 있다면서도 급등을 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점진적으로 완화책이 없어진다고 해도 물가는 일시적으로 2% 위에서 머무를 것"이며 다만 임금은 빠르게 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는 2.5% 성장하고 장기적으로는 1.75%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면서 "아직 세제개편이 성장을 돕고 있다는 큰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고, 무역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세 차례 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하커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 신중해야 한다"면서 "6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도 있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전략가들은 다음날부터 시작하는 국채 입찰과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주목했다.

미국 재무부는 22일과 23일에 각각 2년물 330억 달러와 5년물 360억 달러를 입찰한다. 23일에는 1년 11개월 만기의 변동성금리부채권(FRN) 160억 달러를 내놓고, 24일에는 7년물 국채 300억 달러를 선보인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마이클 클로허티 헤드는 국채수익률곡선의 평탄화는 물가 상승이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는 기간에 가속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투자자들이 많은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물가는 고정금리 이자를 받는 국채에 큰 위협이다.

이날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총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53% 반영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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