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시 거래대금이 늘며 증권업계가 브로커리지 부문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특히 대신증권 등 과거와 비교하면 시장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곳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브로커리지 점유율 제고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했다. 브로커리지 거래대금 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함에 따라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증권사 브로커리지 부문은 호황기를 맞았다.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거래대금이 많이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산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첫 5개월 동안에는 14조원가량으로 집계됐다.

그간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거래대금에 의존하는 '천수답' 수익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회사 입장에서도 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모델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자각에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고자 노력해왔다.

증시 거래대금이 많이 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특히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기대되면서, 업계에서는 점유율을 늘릴 방안을 고심하고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대신증권의 고민도 깊어졌다. 지난해부터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며 증권업계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증가했다. 대신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확대됐으나, 도리어 시장 점유율은 축소했다.

대신증권의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지난해 말까지 6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했다. 지난 2016년 3분기 4.1%였던 점유율은 지난해 말 3.2%대로 낮아졌다. 지난 1분기 소폭 회복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과거 수준보다는 미흡했다.

대신증권은 과거 브로커리지 강자로 통했다. 소규모 다점포의 전략을 취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HTS, MTS 등이 확산하며 경쟁력이 저하됐고 브로커리지 무료 수수료 출혈 경쟁까지 벌어지며 점유율 확대는 더욱 힘들어졌다.

내부에서는 그간 나인원 한남, 부동산 펀드 판매 등 부동산 사업에만 심혈을 기울이며 브로커리지 등 기존 영업 부문에는 소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영업점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기준을 7천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회사 전략을 볼 때, 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성과급 기준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영업직원들의 이탈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점유율을 늘리려고 무료 수수료 이벤트 등을 확대하면 역마진은 커질 것"이라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현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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