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외국계 증권사 한국대표들이 잇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영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간 세계 금융시장에서 한국시장 비중이 작아 한국 대표들이 아태지역 대표를 맡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최근 한국시장의 위상이 높아진 걸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인환 한국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대표가 다음 달부터 아태지역 세일즈 헤드로 이동한다.

실적도 호조를 보인 데다 프랑스 본사 내부에서도 그간 오 대표의 공로를 인정해줘 다음 달부터 홍콩으로 옮겨 아시아시장 세일즈를 총괄하게 됐다.

오 대표는 회계사 출신으로 1996년 금융감독원 통합 전 증권감독원에 입사했다. 이후 2004년 BNP파리바 은행 서울지점에서 근무했고 메릴린치 증권 서울지점,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 등 외국계 금융사를 거쳐 2010년부터 SG증권에 몸담았다.

오 대표는 기존 SG증권 서울지점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 국내 증권사 법인으로 전환한 2013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왔다.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CS) 대표도 지난 17일 아태지역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국 내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아태지역 투자은행(IB)부문의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핵심 사업에 참여하는 역할까지 맡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가 아태지역 부회장이 된 데는 CS의 실적 호조가 뒷받침된 것으로 분석됐다. CS는 2009년 이후 2013년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회계연도에서 국내 진출 외국계 증권사 중 순익 1위를 차지해왔다.

이 부회장은 뉴욕 연방은행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국제금융정책관 보좌역을 거쳐 뉴욕·홍콩 등의 투자은행 업계에서 국제금융 경험을 쌓아 왔다.

한 금투업계 대표는 "글로벌 금융회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시장은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다. 아태지역 내에서도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시장이나 홍콩 등이 더 크다 보니 자연스레 아태지역 대표도 그쪽 지역 출신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한국인들이 아태 지역을 총괄하는 자리로 승진하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개인적 능력을 인정받는 부분도 크지만, 글로벌 금융사 내 한국시장의 중요성도 커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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