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중국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디폴트 사태로 증권업계의 중국 투자가 조심스러워졌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중국기업 회사채를 비롯해 중국 기업 리스크를 재점검하는 한편 중국 투자 익스포저 관리에 나섰다.

신흥국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중국마저 영향을 받는다면 투자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차이나 에너지 리저브 앤드 케미컬스(CERCG)의 ABCP 사태 이후 중국 기업에 대한 리스크를 다시 보고 있다"며 "신흥국 분위기가 안좋은데 중국마저 불안하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있던 소규모 종속회사를 청산하는 곳도 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화기투자자문유한공사와 홍콩 신방향유한공사의 해산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신방향유한공사는 2008년 홍콩에 설립했고, 화기투자자문은 2009년에 상해에 설립한 기업자문, 컨설팅 등을 하는 투자자문 회사다. 자산규모는 각각 34억9천만원, 29억4천만원 정도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중국 금융감독 규제로 인한 사업성 부족으로 해외 자회사를 축소, 정리하기로 한 것"이라며 "최근 확장보다 내실을 기하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유한공사 형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증권사들의 자회사 실적도 부진하다.

한국투자증권이 베이징 진우투자자문유한공사를, 케이프투자증권이 카비로스투자자문을 보유하고 있다.

한투증권의 진우투자자문유한공사는 지난해말 당기순익이 1억432만원에 그쳤다. 그 밖에 상해방정한투주식투자파트너쉽기업은 1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중국청두지분투자펀드는 42억원 마이너스를 보였다.

유안타증권의 신승투자자문은 2016년말 1억3천만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청산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카비로스투자자문을 포함한 중국투자기업은 지난해말 기준 약 3천만원 손실을 냈다.

DB금융투자의 신방향유한공사와 화기투자자문은 2017년말 실적이 1억6천700만원에 그쳤고 이번에 청산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 선물옵션 시장 초기에는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적극 진출하면서 현지기업과 합작하는 규정에 따라 현지에 회사를 보유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중국에서의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아 정리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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