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스닥시장에 얼굴을 내미는 벤처캐피탈(VC)이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수익도 증가세를 보이고, 정책적으로도 벤처캐피탈에 힘을 실어주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VC 역시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경우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는 생각에 투자에 나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사실상 없다.

28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VC는 올해 3월 코스닥에 입성한 린드먼아시아를 비롯해 DSC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에이티넘인베스트, SBI인베스트먼트, 제미니투자, 엠벤처투자 등이다.

이중 엠벤처투자는 지난 3월22일 이후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정지 상태다.

 

 









최근 VC의 코스닥 상장이 활발해지면서 대형 증권사도 이들 회사의 IPO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 소규모 IPO에 그치던 수준이 아니라 투자자금이 몰려들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2018년 4월말 기준 VC 마켓브리프에서는 481개사에 총 9천762억원이 투자돼 투자금액이 전년동기(403개사, 6천12억원) 대비 62.4%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정부의 모험자금 확대로 향후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가 조성될 예정인데다 벤처펀드 활성화로 영업환경은 영업환경도 좋아졌다.

김상표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린드먼아시아와 관련해 "성장기업과 해외기업투자에 특화된 독립계VC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신규조합 결성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총운용자산(AUM)확대로 안정적인 관리보수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오는 7월 코스닥에 명함을 내미는 SV인베스트먼트도 투자자들이 눈독 들이는 VC 중 하나다.

방탄소년단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유명해진 회사다.

하지만 이같은 VC의 인기몰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이 일면서 코스닥이 한바탕 급등세를 보였다 급락한 경험 탓이기도 하다.

게다가 모든 VC가 안정적인 투자와 수익구조를 갖춘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2016년 이후 법규위반으로 시정명령 등을 받은 VC는 30곳이다.

22곳이 시정명령을 받았는데 주된 사유는 1년간 미투자,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많았다.

대덕인베스트먼트처럼 자본잠식에 따른 시정명령 사례도 있었다.

상호출자제한, 특수관계인, 제3자를 위한 주식취득, 1년간 미투자 등에 의한 경고는 5건이었다.

이처럼 VC의 경우 대부분 투자이익에 기대는 만큼 투자한 사업체의 사정이 나빠지면 덩달아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

투자의 흥망이 VC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 대상인 사업체에 달려있는 셈이다.

코스닥에 신규상장한 VC가 모두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검증을 거쳤다 하더라도 투자 이익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입된다는 보장은 없다.

상장승인을 완화해주면서 코스닥에 입성한 VC들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VC들은 영업이익이라고 볼 정도로 늘 같은 규모로 나오는 수익이 있는 게 아니라 투자 수익을 좇는 곳"이라며 "직접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 게 아녀서 투자한 업체가 망하면 VC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상장 시도도 못 했을 회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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