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투자 고객을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해외투자의 최대 복병인 환전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로 직접 거래에 나서고 있음에도 해외주식 투자에 적용되는 환율은 10원 이상 스프레드가 벌어져 고객이 손해를 볼 여지가 있다.

4일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 HTS를 보면 해외주식 거래시 현물환율이 1,120원대지만 대고객 환율은 1,134원대로 적용된다.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달러를 살 때도 현물환율 대비 10원, 달러를 팔 때도 10원 이상 차이가 난다.

현물환 환율 1,120.00원을 기준으로 매수매도 20원의 환율 차이가 발생하면 투자를 시작하기도 전에 1.7%의 마이너스(비용)를 보는 셈이다.

해외주식 환전은 우리나라 증시와 외환시장이 마감하면 오후 4시까지만 할 수 있다.

밤사이 유럽증시와 미국증시에 투자하려면 미리 외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다음날 아침 개장가 환율을 적용받는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지정 외국환은행의 전신환율을 적용한다고 공지한다.

일부 증권사는 외국환은행 측 사정에 따라 환전신청이 거부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외국환은행을 거쳐 환전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환율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명시한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등 약 9곳의 대형 증권사들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10전(0.1원) 단위의 현물환 거래를 하고 있다.

이점을 고려하면 해외주식 투자시 10원 넘게 벌어지는 스프레드는 증권사의 수익으로 돌아간다.

환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부 증권사는 환전 우대 이벤트와 통합 증거금 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해외주식 거래시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미 달러, 홍콩달러, 일본 엔, 유로 등을 한꺼번에 해외주식 매수를 위한 증거금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이 경우 해외주식 거래시 일일이 환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해도 해외투자에서 환전 절차는 불가피하다.

즉, 해외증시에서 환전비용을 상쇄할 수 있도록 2% 이상 수익이 발생해야 플러스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환전이 끝났다고 해서 환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해외주식을 산 시점부터 해당 통화에 투자를 한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해당 통화가 강세로 가야 수익이 생긴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120원대를 웃돌면서 연중 최고치에 도달했다.

달러 매수 레벨로는 다소 높다. 추가 환율 상승을 통한 환차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만약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다면 미국 증시에서 수익을 내더라도 환차손이 발생한다.

한 은행 딜링룸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은 최근 고객이 직접 실시간으로 딜러처럼 외화를 사고팔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 비드오퍼를 50전 이내로 줄이고 있다"며 "해외주식 투자에서 10원 이상의 대고객 환율을 적용받으면 비드오퍼 스프레드를 그대로 수수료로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전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해외투자는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통화에 투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통화를 먼저 정하고 환율이 어떻게 바뀔지 살펴본 후에 그에 따른 주식,채권 등 상품수익률을 비교해야지 먼저 주식 수익률부터 봤다가는 환율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환율은 고객이 언제 환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해외에서 수익이 발생해도 즉시 환전하지 않고 묵혀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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