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일부 증권사가 한도 관리를 위해 중단했던 신용공여를 재개했다. 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증권업계가 그간 비축했던 한도를 다시 풀고 있는 상황으로, 증권사들이 하락장에서 투기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신용융자 보증금 내 현금비율을 종전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보증금 내 현금비율이 높아지면 신용주문 가능 금액이 줄어들면서 거래를 억제하게 되고, 낮아지면 그 반대의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예탁증권담보대출의 만기 연장 가능 횟수도 종전 1회에서 2회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금융투자업 규정상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 수준까지 신용공여 한도가 설정된다. 자기자본 이상으로 대출액을 늘릴 수 없어서 키움증권과 같이 개인 투자자의 신용공여 비중이 큰 증권사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실탄을 늘리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달 초 신용공여를 재개하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대출 한도를 5억원까지 늘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월 한도 관리를 위해 신용공여를 잠정 중단했었다.

대신증권도 지난달 말께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 융자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했다.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재개하고, 한도를 증액한 이유는 기존 고객들이 자금 상환에 나서면서 한도에 다소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한도 관리를 위해 대출을 자제했으나 고객 요구 등에 부합하기 위해 재개하게 된 것이다.

남북경협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올해 신용공여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세에 있다.

지난달에는 신용거래융자가 12조5천억원, 예탁증권 담보융자가 18조7천억원에 달하며 총 증권사 대출액이 31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5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오는 9월에는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한해 신용공여 한도 규제가 200%로 확대되며 증권업계의 '대출장사' 기대감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한도를 줄여도 고객의 신용공여 수요가 줄지 않았었다"며 "그간 한도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수요가 높은 남북경협 테마주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조만간 신용공여 한도가 늘며 이자수익도 비례해서 늘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최근 하락장세에서 테마주 같은 경우 주가 급변동 위험도 크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