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하반기 증시 전망이 어두워졌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이 급격히 커짐에 따라 묻지마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올릭스에 이어 엠코르셋 23일, 한국유니온제약이 26일에 상장을 한다.

롯데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도 한국유니온제약과 함께 17~18일 이틀간 공모청약을 받는다.

공모 청약을 받기 전에 이뤄지는 수요예측에서 이들 기업의 공모가는 공모희망가 밴드 상단을 줄줄이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간한 올릭스는 공모가밴드가 2만6천~3만원이었지만 확정 공모가는 3만6천원이었다.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으로 기술특례상장에 포함돼 있어 인기가 높았다.

수요 예측 경쟁률은 876대1에 달해 이른바 '흥행 대박'을 보였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상당수 밴드상단 초과에 신청가격을 투표했다.

대신증권이 주간증권사인 엠코르셋도 공모희망가 밴드 1만100~1만1천500원 중 밴드상단인 1만1천500원에 확정 공모가가 정해졌다.

내의와 잠옷 제조업임에도 수요 예측 경쟁률이 766대 1로 높았다.

수요 예측 신청가격 분포를 보면 밴드상단 초과와 밴드상위 75%초과~100% 이하에 상당수 투자자가 몰려있다.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인 한국유니온제약도 공모가가 1만8천원으로 밴드(1만3천500~1만6천원)상단을 초과했다.

수요 예측 경쟁률은 918대 1에 달해 인기몰이를 했다.

전일 수요예측을 마친 롯데정보통신도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모가 밴드는 2만8천300~3만3천800원 수준이다.

이처럼 상장을 앞둔 기업에 대한 공모투자 열기는 최근 무역전쟁에 따른 시장 악화와는 180도 다른 양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후 대규모의 자금이 몰린 영향이 크다고 봤다.

3조원이 넘는 코스닥벤처펀드는 운용 자금 중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돼 있고, 신규 공모시 30%를 우선배정받는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 신규 공모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한계가 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췄지만 실제 기업공개에 나서는 기업 수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요건을 완화했다고 해서 기업이 너도나도 공모에 나서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며 "우량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주주가 생기는 것이 경영권을 나누는 것이라는 인식에 상장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투자할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 대상은 제한적인 셈이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이 신규 공모에 나서는 기업의 수요예측에서 경쟁적으로 물량을 담으면서 기업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훌쩍 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후 신규물량을 확보하려는 기관들의 경쟁이 과거보다 심해졌다"며 "이로 인해 사모, 공모펀드 기관 수요예측시 이들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가가 희망 밴드가 상단을 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