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최근 '기내식 대란'으로 파문을 일으킨 아시아나항공이 차입금 부담에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대기업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아시아나항공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몇몇 대기업은 투자은행(IB), 대형 법무법인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 하우스에만 2곳 정도의 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문의를 해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차입금 부담에 결국 올해 안으로 매물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기준으로 1년 안에 1조8천595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기간을 2년으로 늘리면 약 3조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3천410억원에 불과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만 금호사옥 매각(2천372억원), CJ대한통운 지분 매각(1천573억원), 전환사채 발행(1천억원), ABS 발행(1천513억원) 등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수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최근에는 유동성 확보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권)을 발행하려고 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상장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요건이 강화한 상황에서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최근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3분기에 계획한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주가가 액면가(5천원)를 밑돌고 있어 어렵다는 평가다.

따라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유동성이 부족한 금호아시아나를 압박하면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채권단 공동관리를 거친 매물화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에 돌입한다고 가정하면, 브랜드 이미지와 영업력에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한진해운이 대표적인 사례다.

연합인포맥스가 입수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르면 채권단도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돌입할 경우 "수송 차질에 따른 파장과 영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자구ㆍ차입계획의 차질로 채권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이 있는 주요 대기업은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지분도 인수한다는 구상이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33% 수준인데 이 정도로는 적대적 M&A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금호석화가 보유한 지분까지 통째로 사들여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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