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조규상 트레이딩사업부 대표를 포함한 NH투자증권 일행 4명은 지난 4일 브라질 상파울루로 출국했다. 이들은 브라질과 멕시코를 누비며 현지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IB), 국제 신용평가사, 산업은행 브라질법인 관계자들을 만나 브라질과 멕시코의 금융시장 동향과 거시경제 상황, 정치권 움직임 등을 살펴본 후 지난 13일 귀국했다.

조 대표의 남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트레이딩사업부 대표로 NH투자증권에 합류한 후 이번까지 세 차례 남미 출장을 다녀왔다. 올해 초에는 러시아를 찾아 현지 상황을 살펴봤다.

해외 채권 투자를 확대할 계획으로 올해 해외투자팀 인력을 두 배로 늘리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김용환 회장이 직접 지주사의 NH투자증권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증권사 특성에 맞게 조정하도록 지시하면서 해외 채권 투자를 뒷받침했다.

성과도 뒤따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멕시코 채권 투자에서만 1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이머징마켓 채권 투자로 얻은 이익은 170억원 가량에 달한다. NH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연간 수익 목표치의 1.6배를 벌어들였다.

지난해에는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증권사들이 대규모 채권 평가손을 입는 와중에서도 오히려 600억원을 벌어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열흘간의 남미 탐방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조 대표의 브라질과 멕시코 투자 전망은 어떨까. 그는 "일단은 '고'(go)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브라질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 중이고 멕시코도 금리 인하 사이클로 이제 막 접어든 데 따라 채권 투자 환경이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적 운영 방침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연기금이 최근 브라질과 멕시코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하이일드 자산이 아직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다만 "브라질은 룰라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다"며 "하이일드 자산 랠리도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언제든 남미 시장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자세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NH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의 해외 투자 범위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예를 들어 남미의 경우 현재와 같은 브라질과 멕시코 채권 투자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 칠레, 페루 금융시장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그는 "올해 콜롬비아 채권 투자로 높은 이익을 거둔 글로벌 IB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NH투자증권이 당장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시장 상황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외 투자를 할 때 첫째, 지레 겁먹지 않고 둘째, 이머징마켓마다 다른 상황을 철저히 파악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다"고 강조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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