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저임금 인상이 국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가 오르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을 키워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7천53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올해(6천470원)보다 16.4% 급등한 것으로 인상 폭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에 주목했다.

인건비가 상승하면 이 중 일부가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면서 물가가 오르고,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낮은 물가상승률을 배경으로 언급한 만큼 물가상승이 통화정책의 긴축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승복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산업연관모형(I-O) 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저임금을 10% 올릴 경우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이 약 1% 상승하고, 산업별 임금 상승은 전체 물가를 약 0.2~0.4%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기대감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이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하반기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최저임금 인상이 통화정책 긴축을 늦출 수 있다고 본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점을 우려했다.

자영업자 비중이 큰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을 급작스럽게 올리면 이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하고 이에 따라 민간소비가 축소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최저임금을 국가적 차원에서 대거 올린 사례를 찾을 수 없고, 경제학적인 근거도 없어 보인다"며 "불황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증권사의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은 경기 하방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경기가 꺾일 경우에는 기울기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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