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달 때아닌 '보물선 테마주'가 등장하며 증시를 달궜다. 그러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고, 비난의 화살은 일부 증권사에도 꽂히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KB증권은 보물선 테마주로 관심을 받았던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제강[023440]을 신용공여 불가 종목으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위탁증거금률은 종전 40%에서 100%로 설정하며, 해당 종목에 대해 '빚내서 투자하기'를 금지시켰다. 증거금률이 100%가 되면, 매입하는 주식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므로 미수거래 등을 할 수 없다.

제일제강은 지난달 보물선 테마주로 언급되며 주가 급등락이 나타났던 종목이다. 증시 전반에 뚜렷한 호재가 없던 상황에서 수년 만에 등장한 보물선 테마가 등장하며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보물선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신일그룹의 유일한 계열사가 제일제강이라고 알려지며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은 500억원 이상 늘어나며 두 배가 됐다.

그러나 이후 사기 의혹 등이 불거지며 주가는 급락했다. 제일제강을 인수하겠다고 했던 신일그룹 경영진은 검찰에 고발됐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1천억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다시 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일련의 사태가 불거진 지 3주 가까이 지났지만, 증권사들은 뚜렷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감독원에서 보물선 테마주에 대한 주의 공문이 나온 이후에도 여러 증권사에서 빚을 내서 해당 종목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현재까지도 이 종목에 대한 미수거래나 신용공여가 가능한 상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개별 종목의 신용공여 제한 여부를 즉각 결정하기 힘든 점은 있다"면서도 "이번에는 금감원 경고 등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빨리 조치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락한 이유 등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신용공여를 제한하는 것이 맞다"며 "주가 등락 폭 등 정성적 기준 이외에도 정량적인 평가도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빚내서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자체가 투자자들에게는 경고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시세 급등락 재료 등에 대한 보다 꼼꼼한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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